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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만년 샤쓰

지은이
방정환 글/김세현 그림
출판사
길벗어린이
페이지수
36
대상
초등 4
방정환의 대표적 창작동화를 정감 어린 수묵화로 다시 꾸민 그림책이다. 1920년대 초등학교 모습을 잘 살린 그림은 당시의 생활상을 생생히 보여주며, 가난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아이들의 표정을 통해 밝고 건강한 삶이 느껴진다. 미디어 서평 속깊은 '말썽꾸러기' 통해 시련 꿋꿋하게 극복하는 일제시대 동심 잘 묘사 "짓밟히고 학대받고 쓸쓸스럽게 자라는 어린 혼을 구원하자. 이렇게 외치면서 우리들이 약한 힘으로 일으킨 것이 소년운동이요, 각지에 선전하고 충동하여 소년회를 일으키고 또 소년문제연구회를 조직하고 한편으로 『어린이』 잡지를 시작한 것이 그 운동을 위하는 몇 가지 일입니다. " (방정환,「어린이 동무들께」, 『어린이』 1924년 12월호) . 한국 사람 치고 소파 방정환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흔히 안데르센을 '동화의 아버지' 라고 하는데, 우리에게 방정환은 '어린이의 아버지' 다. 뿐만 아니라 방정환은 한국 근대아동문학의 첫머리에 놓인다. 이는 우리 아동문학이 좀 늦었어도 튼튼한 바탕에서 출발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어린이를 품에 안은' 방정환의 이미지 때문에 우리 아동문학은 그와 관련한 가장 중요한 사실을 놓쳐왔다. 소년운동을 일으키고 어린이날을 제정하는 등의 선구자적 면모에 가려 그의 작품 활동이 매우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가 어린이에게 알맞은 이야기와 노래를 지어주기 위해 벌인 활동을 민족.사회 운동에 종속된 것으로 보아 마치 본격문학으로서는 미달인 것처럼 평가하는 관점이 우세하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의 작품에 대해서는 정작 그 현실주의적 성격을 무시하고 동심주의라는 말로 치부해버리기 일쑤다. 여기엔 오해가 적지 않다. 아동문학이 성립하려면 어른에 종속되지 아니한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아동' 혹은 '아동성' (동심) 이 새로 발견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동의 순진무구함을 낭만적으로 강조하는 태도가 바로 동심주의인데, 방정환의 그것은 아동문학이 성립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역사적인 성격을 지닌다. 뿐만 아니라 소년운동과 함께 아동문학을 전개한 방정환의 경우는 식민지 현실과 정직하게 마주하려는 현실주의적 성격이 매우 강했기 때문에 일본의 아동문학 성립기에서 보는 것과 같은 그런 관념적인 동심주의와는 구별돼야 마땅하다. 1920년대 『어린이』지에 발표된 방정환의 『만년샤쓰』(99년 김세현 그림으로 길벗어린이에서 단행본으로 발간) 는 생기발랄하면서도 속이 깊은 창남이란 아이의 캐릭터가 주목되는 작품이다. 속옷이 없어 체육시간에 맨살을 드러내고는 '만년샤쓰' 를 입었다면서 재치있게 위기를 모면하려 드는 말썽꾸러기 주인공. 이는 우리가 익히 보아왔던 수많은 천사표 주인공들 속에서 단연 빼어났다. 작가는 시대의 중압 때문에 주눅들기 쉬운 식민지 아이들에게 가난하지만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씩씩한 어린이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국 아동문학사상 '최초의 정신적 동시대인' 을 창조했다. 일제시대에 나온 이 작품이 어째서 요즘 아이들에게까지 인기가 높은가에 대한 가장 중요한 열쇠는 바로 이와 같은 살아 있는 캐릭터다. <중앙일보 행복한 책읽기 01/05/05 원종찬 (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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