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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까망머리 주디

지은이
손연자
출판사
지식산업사
페이지수
224
대상
미국 뉴저지 주 맘모스 카운터에 사는 소녀 주디는 한국인 소녀이다. 처음 데이트를 하게 된 로빈에게서 머리를 금발로 염색한 것에 대해 비난을 듣고, 주디는 자신의 정체성에 관해 생각하게 된닫. 한 번도 보지 못한 친부모, 길러준 양부모에 대한 사랑과 미움은 늘 주디의 마음을 복잡하게 한다. 10대들은 입양아들의 내면 세계뿐만 아니라 정신 성장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자신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언론사 서평]

각종 사투리에서 정통 표준어까지 한국어 여러층위 호화문체로 담아

아무개 엄마. 아이를 가진 대한민국의 모든 여자들은 이렇게 불린다. 부르는 사람에게는 만만하고 불리는 사람에게는 때에 따라 ‘내게도 이름이 있는데....’라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 이 호칭은 전혀 특별한 데가 없다. 그러나 주디에게는 다르다. “난 방울이 엄마야”라며 손을 내미는 김 사장 부인. ‘애 어른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미국사회에서, 낳아준 엄마에게 버림받은 주디에게 ‘방울이 엄마’라는 자기소개는 각별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까망 머리 주디’는 금발머리 초록 눈의 부모를 가진 입양아 주디가 자기 정체성을 찾아 헤매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이 성공적인 것은 많은 부분, 소재의 특수성때문이지만 뻔한 감상으로 흐르지 않기 위해 작가가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시(인디언 할머니와의 만남)와 동화(주디가 죠수아네 동생들에게 읽어주는 그림책) 그리고 노래(주디가 엄마 몰래 주워다 기른 고양이를 위한 파티)가 적절하게 삽입된 탓에 독자는 지루할 새가 없다. 뿐만 아니라, “악아, 금창이 미어지는 고나…널 남에게 보내야…사는 일…고단하야…”라는 ‘여름이의 편지’ 문체에서부터 ‘고럼 기렇구 말구’를 후렴구처럼 반복하는 김사장 부친의 말투, 김사장 부부가 쓰는 표준 한국어 그리고 주디가 가족이나 친구들과 주고받는 미국말을 번역해놓은 듯한 말투, 선생님이었던 방울이 엄마의 입을 통한 한국어 강의, 영어와 비교해 우리말에 유난히 풍부한 형용사와 부사를 유창하게 구사한 말놀이에 이르기까지 한국어의 여러 층위를 맛볼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말에 집착한 탓일까. 지나치게 장식적인 문체 때문에 억지스러워 보이는 묘사들이 때때로 집중을 방해한다. 게다가 성실함도 상상력도 전혀 엿볼 수 없는 삽화가 작품의 격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조선일보 00/9/9 최윤정과 함께 읽는 어린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