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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총을 거꾸로 쏜 사자, 라프카디오

지은이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출판사
비룡소
페이지수
340
대상
초등 6
정글에서 사냥꾼이 뭔지 총이 뭔지도 모른 채 살아가던 어린 사자가 우연한 기회에 총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날마다 사격 연습을 하여 명사수가 된 사자는 서커스 단장의 달콤한 유혹에 이끌려 정글을 버리고 세상에 나와 인간도 사자도 아닌 채로 살게 된다. 어느 날 옛 동료 사자를 만나면서 이제껏 총부리를 거꾸로 겨눈 채 살아 온 자신을 발견하고는 길을 떠난다. 크라바트 떠돌이 소년 크라바트가 마술에 이끌려 방앗간 직공으로 온다. 크라바트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는 방앗간에서 선배들의 도움으로 삶을 배워간다. 사랑하는 칸트로카에 의해 크라바트와 방앗간의 모든 직공이 마법에서 풀리고 세상으로 돌아온다. 따뜻한 사랑 앞에 마법이 무릎을 꿇은 것이다 미디어 서평 ‘명사수 사자’가 사냥을 떠났는데… 쉘실버스타인 하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람에게 주면서도 행복해 하는 나무, 나무의 모든 것을 빼앗아가면서도 더 불행해지는 사람. 둘을 대비시킴으로써 행복의 의미를 은유적으로 전해주는 이 책은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고루 사랑받아 온 스테디셀러다. 『아낌없이…』를 읽고 가슴이 먹먹했던 독자들에게 소개할 만한 실버스타인의 또 다른 책이 나왔다. 『총을 거꾸로 쏜 사자, 라프카디오』(지혜연 옮김·시공주니어)다. 정글에 살던 어린 사자 한마리가 사냥꾼의 총을 갖게 된다. 사자는 끊임없는 연습의 결과로 명사수가 된다. ‘마시멜로’란 과일을 맘껏 먹게 해주겠다는 서커스 단장의 유혹에 빠진 사자는 대도시로 간다. 라프카디오란 이름을 얻은 그는 총 쏘는 묘기로 이름을 떨친다. 사자는 골프도 치고, 수영도 즐기며, 꼬리까지 감춘 채 사람처럼 변해 간다. 그러나 부와 명예에도 불구하고 짜증스럽기만 한 그에게 서커스 단장은 정글로 사냥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라프카디오는 사냥에 나서 마주친 나이 많은 사자로부터 “자네는 사냥꾼이 아니라 사자”란 말을 듣는다. 하지만 사냥꾼들은 ”자네는 사자가 아니라 사람”이라며 나이 많은 사자를 총으로 쏘라고 설득한다. 라프카디오는 자신이 사자도, 사람도 아님을 깨닫고 혼자 길을 떠난다. 이 책은 우선 재미있다. 사자가 사람처럼 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에피소드는 웃음을 머금게 한다. 이발소에 간 라프카디오. 돈을 내라는 이발사를 ‘으르렁’ 하는 포효로 몰아세운다. 이발사는 돈 내라는 말을 접은 채 “정확하게 공짜입니다. 오늘은 제가 공짜 이발을 하는 날이거든요. 제 이발 솜씨나 마음에 드셨으면 합니다”라고 억지웃음을 띤다. 물론 재미만을 위해서라면 이 책에 6,500원을 지불할 이유는 없으리라. 쿡쿡 웃으며 읽어가다 맞닥뜨리는 당혹감과 씁쓸함이 어쩌면 더 큰 미덕일 것이다. 나는 사자인가, 사람인가, 아니면 그 어느것도 아닌가. 라프카디오의 의문은 독자의 의문으로 다가선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평소 세상살이에 도움 안되는 사치스런 생각으로 여겨지던 본질적 질문이 던져진다. 단, 책장을 열기 전부터 고답적 질문을 지나치게 의식하지는 말 터. 책을 읽는 방식은 백인백색(百人百色)이니까. 한 권 사서 가족이 돌려 읽으면 초등학생 아들의 느낌, 중학생 딸의 느낌, 부모의 느낌이 모두 다를 것이다. 시공주니어는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떨어진 한쪽, 큰 동그라미를 만나’ ‘코뿔소 한마리 싸게 사세요’ 등도 펴낸 바 있다. <경향신문 책마을 01/04/28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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