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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호밀밭의 파수꾼

지은이
J.D. 샐린저/공경희역
출판사
민음사
페이지수
288
대상
주인공 홀든 고울필드가 학교에서 퇴학당한 후 겪은 3일 동안의 방황과 심리를 회상 형식으로 쓴 이야기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홀든은 자기 주위의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정신적인 방황을 하지만 그 이유는 분명치 않다. 다만 인간 본연의 문제를 고민하며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그 고민과 방황이 나만이 겪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 주고 위로와 힘을 준다. 미디어 서평 '순수의 세계'로 떠나는 피서 성장기를 겪으면서 읽었던 어린왕자, 데미안,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은 10대들의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청소년들에게 이런 류의 소설이 하나 더 추가된다면 출간된 지 50년 넘게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오며 지금도 1년에 30만부 이상씩 팔리고 있는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른 성장소설과 이 소설이 다른 점은 이 소설이 60, 70년대 미국의 반전 히피문화를 대변하는 작품이라는 것과 반항아·문제아를 다룬 내용 때문에 어린왕자류의 권장서적이기는커녕 일부 학교에서는 금서로 지정하기도 했다는 점이다.   지은이 샐린저는 영화 ‘파인딩 포레스트’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며, 이 책의 주인공 홀든은 폴 사이먼의 노래 ‘I’m a rock’ 및 영화 ‘컨스피러시’ 등 수십 년간 미국의 음악 및 영화에 기본적인 정서적 배경이 될 정도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샐린저는 19년 1월 1일 뉴욕에서 유대교도인 아버지와 기독교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성적불량으로 중학교를 중퇴했고, 프린스턴·컬럼비아에서 수학했으나 역시 중퇴했다. 2차대전에도 참전했으며 51년 발표한 이 작품 하나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나 이후 은둔생활을 해오고 있는 특이한 인물이다. 어쩌면 이 책의 주인공인 홀든도 지은이를 닮은 자전적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홀든 콜필드라는 주인공의 2박 3일 동안의 행적을 그린 소설이다. 부유한 뉴요커의 가정에서 태어나, 세상의 허위와 거짓으로부터의 도피를 꿈꾸며 방황하는 이 소년의 행적에는 퇴학·변태·창녀·동성연애자 등 낯설지 않은 현대사회의 키워드들이 등장한다. 마침내 순수한 영혼에 눈뜨는 주인공의 모습과 그 과정을 현대인들은 스스로의 경험에 투영하며 충격적인 감동을 접하게 된다. 이 책에서의 주인공의 고독하고 슬픈 모험은 50년대의 미국 사회상에 투영되며, 세상을 향해 외치는 억압된 자아의 폭발적인 목소리는 우리에게 순수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해준다. 콜필드는 세상이 모두 위선으로 뒤덮여 있다고 절규하지만 결국 희망없는 사회가 미친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규범과 질서, 그러나 그 속에서 느낄 수밖에 없는 가짜와 추잡함에 혐오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이 소설은 시원하고 잔잔한 해소감을 제공할 것이다. 문학작품에서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소설의 진가는 그 메시지가 아니라 독자를 뒤흔드는 충격적이고 빠져나갈 수 없는 저자의 탁월한 전달방법이라 하겠다. 무슨 일이 잘 안풀릴 때 자주 듣게 되는 말 중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고픈 어른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다. <전자신문 북서핑 02/08/03 김영용 (연세대 교수)> 참을 수 없는 '순수'의 여정 『데미안』『어린왕자』『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10대들의 필독서로 수십년동안 사랑받은 ‘성장소설’이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을 들 수 있다. 한 청소년이 퇴학처분을 받은 후 집에 돌아가기까지 2박 3일 동안의 여정을 담은 이 책은 90년대 들어 ‘민음사’ ‘문예출판사’ ‘문학사상사’ ‘소담’ 등 11개 출판사에서 출간된 상태. 미국에서 1951년 출간된 이 책은 지금도 해마다 30만권 이상이 팔리고 있고 도서관 대여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호밀밭…』은 1960년대 초 아동문학가 유경환 선생이 평화출판사에서 번역 출간했으나 거의 알려지지 않은 채 사장됐다. 문예출판사가 1985년 재발간 한 후에도 별 반응을 얻지 못하다 지난해 샐린저를 모델로 한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가 개봉되면서 한 해동안 총 10만부가 넘는 판매(전체 출판사 통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책이 좋은 반응을 얻은 이유는 ‘참을 수 없는 젊음’을 분출하는 10대의 모습이 공감을 얻기 때문. 저자는 누구나 사춘기를 관통하는 청소년기가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또 희망이 없는 세상에도 순수라는 것이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주인공 홀든 콜필드는 지독한 문제아. 그는 고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네 번이나 퇴학 당한다. 성적 불량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난 홀든은 방황을 거듭한다. 하지만 그의 목적없는 질주는 성년으로 거듭나는 ‘성인식’의 과정으로 보인다. 1919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저자는 1951년 이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지금까지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호밀밭…』 출간 50주년을 맞아 세계문학전집 형식으로 재출간한 민음사 편집부 권선희 팀장은 “『호밀밭…』은 성장소설인 동시에 1960∼1970년대의 반전, 히피 문화를 투영한 의미있는 작품”이라며 “지난해 출간 당시 저자가 책 안에 서평이나 리뷰를 일체 넣지 말라고 직접 요구했을 정도로 꼼꼼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책의향기 02/03/30 황태훈 기자> 부패·허위…‘추악한 어른세계’편입 거부 현대문학의 고전이 된 『호밀밭의 파수꾼』이 ‘정식으로 저작권 계약을 하고’ 출간되었다. 1951년에 출간되었으니, 올해가 책이 나온 지 50주년 되는 해다. 소설은 미국의 대중가수 폴 사이먼, 영화감독 겸 배우 우디 앨런 등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 ‘뉴요커 문화’의 전범이 된 작품이다. 다분히 도회적인 정서를 가진 주인공, 주류사회에서 소외된 사람, 내면에는 착한 천사의 영혼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가 다뤄진다. 주인공 홀든 콜필드의 심리는 폴 사이먼의 초기 노래들, ‘I am a rock’ ‘April, come she will’ 등의 기본 정서를 이룬다. 또한 우디 앨런이 만들었던 일련의 뉴욕 연작들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많은 부분 홀든의 패러디라고 말한다. 그럴 정도로 『호밀밭의 파수꾼』은 이른바 후반기 미국 자본주의 사회의 한 단면을 드러내며 많은 영화와 노래의 소재로 차용되어 왔다. 영화 ‘컨스피러시’가 이 소설에서 소재를 따온 것은 널리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 영화로 나온 ‘파인딩 포레스트’는 저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기행에 가까운 삶을 소재로 삼고 있기도 하다. 홀든이 어린이의 심성으로 기성사회를 바라보는 것처럼, 사이먼이나 앨런의 화자들이 어른이 되기에는 너무나 착한 부적응 환자로 등장하는 것은 같은 코드로 다가온다. 기성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나 이내 좌절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때론 천사의 마음을 보기도 하고 때론 이들을 굴복시키는 사악한 현대사회의 이면을 발견하기도 한다. 홀든은 기독교적인 순결함과 현실 자본주의 사회의 추악함이 공존하고 있는 뉴요커의 심리를 상징한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는 소년인 홀든의 마음은, 순수의 세계를 지키려는 입장과 어른보다 더한 어른이 된 친구들의 세계로 편입해야 하는 초조함이 교차하고 있다. 또 이런 양면적인 정서를 드러내는 홀든의 심리가 현대 미국인의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받기도 했다. 명문 사립학교인 팬시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홀든이 학교를 떠나면서 2박3일 동안 겪는 방황의 기록인 소설은, 홀든의 시각을 카메라로 삼아 그의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추악한 어른의 세계’을 들여다본다.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이중적이며, 참을 수 없이 부패한 속물들의 세계에 절망한 홀든은 결국 “뉴욕을 떠나겠다”고 말한다. 그에게 뉴욕은 집·부모·기존질서와 같은 개념으로 다가오는 것.‘뉴욕을 떠남’은 허위에 가득찬 주류세계로의 편입을 거부하는 것이며, 스스로 아이의 세계에 머물겠다는 성장거부의 선언과 같다. 순수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여동생 피비와 함께 집을 나와 센트럴파크로 간 홀든의 다음 말은 소설의 중심 주제를 반영한다. “난 아득한 절벽 위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그러나 파수꾼이 되려했던 홀든은 결국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등을 한글로 옮긴 전문 번역가 공경희씨가 번역했다. <문화일보 북리뷰 01/6/6 배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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