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선택 > 권장도서 > 청소년

권장도서

안녕하세요, 벨 박사님

지은이
주디스 조지/서계순역
출판사
비룡소
페이지수
130
대상
농아이면서 맹아였던 헬렌 켈러가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여성 운동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벨 박사의 사랑과 이해, 지지를 받으며 평생 동안 변함없는 우정과 사랑, 능력에 대한 신뢰를 쌓아간다. 헬렌 켈러가 벨 박사의 노력과 사랑, 셜리반 선생님의 헌신, 자신의 노력으로 일어서는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독자서평 아름다운 만남, 위대한 삶 몇 해 전 우리반 학급문고에 이 책을 기증하면서 나는 책 안쪽 표지에 "이 책을 읽고 꿈과 용기와 사랑을 품기를 바랍니다."라고 써 두었다. 당시에는 여러 권을 아이들에게 권해주어야 겠다는 욕심에 서둘러서 읽었는데 그 때문에 이 책을 읽고도 큰 느낌을 가지지 못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헬렌켈러와 벨이라는 위대한 인물의 이야기였기에 아이들이 그들에게서 무언가를 배우기를 원해 권하는 말을 그렇게 쓴 것이다. 하지만 몇 해 지나 여유를 가지고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전에 내가 써두었던 말이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진심에서 우러나오지 않거나 정말 그렇게 느끼지 않았으면서 그럴 듯한 말로 권하는 것은 언제 다시 보아도 어색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다시 책 안쪽 표지 구석에 이렇게 적었다. "세상을 얻은 아름다운 만남, 세상을 바꾼 위대한 삶을 조용히 들여다 보세요."라고. 헬렌 켈러는 애니 설리반 선생과의 일화를 통해, 그리고 농아이면서 맹인이었던 장애를 딛고 같은 처지에 놓인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었던 사람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사람이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박사 또한 인류 최초로 전화를 발명한 사람으로 역시 잘 알려져 있다. 단순히 이 두 사람의 일대기를 엮어가며 그들이 나눈 우정을 이야기 한 것이라면 이 책은 그 '새로운 시도' 이상의 의미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뒷장까지 다 읽은 후에 내 가슴속에 남아있는 감동은 그 동안 읽었던 다른 위인들의 이야기와는 사뭇 달랐다. 농아-맹인인 헬렌 켈러가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당시 미국에서 들어가기 가장 힘들다는 래드클리프 대학을 우등생으로 졸업한 것 뿐 아니라, 같은 지체부자유자를 돕기 위해 강연모금운동을 벌이고, 여성의 참정권을 얻기 위해 힘을 쏟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런 헬렌 켈러를 여섯 살 때부터 가르치고 도우며 기꺼이 눈과 귀, 입이 되어준, 그로 인해 자신의 눈이 나빠지면서도 50여년간 평생을 함께 했던 애니 설리반의 헌신과 사랑을 보며 가슴뭉클하지 않을 사람이 또 어디 있을까? 죽는 순간까지 35년간을 든든한 후원자로, 현명하고 애정에 찬 이해심 많은 친구로 언제나 헬렌 켈러의 편에 서 주었으며, 한 순간도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향해 뛰어들면서도 늘 농아들을 위해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박사는 얼마나 위대해 보이는가! 그러나 이들이 신비한 태몽과 함께 태어나거나 어릴 적부터 예견된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너무나 위대해서 한없이 커보이는 그런 위인들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하나 끊임없이 노력한, 책을 읽어가면서 어느덧 가까이 다가서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더 큰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벨 박사님'이라는 제목과 '헬렌 켈러와 벨 박사의 위대한 만남'이란 부제를 보면 이 책 또한 다른 위인전과 마찬가지로 일화 중심으로 쓰여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몇 장을 넘겨 읽으면서 금새 지루해지는 걸 느끼고 나서는 읽는 방법을 달리 해야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기존의 위인전들이 일화 중심으로 재미있게, 그러나 조금은 과장되게 이야기를 진행해나간다면, 이 책은 철저하게 사실에 바탕을 둔 듯 직접 인용문을 거의 문단마다 사용하고 있다. 삽화도 그림이 아닌 사진을 실었는데 단순히 앨범식으로 나열한 것이 아니라 책 속의 장면을 묘사한 것이나 또는 책의 내용을 적절히 보충하는 효과를 주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신문기사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러한 서술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지루할 수밖에 없다. 마치 몇 사람의 연표를 열거한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위인전은 '사건'(혹은 일화) 중심으로 읽으면서 위인의 행동에 감동을 느끼게 하는 반면, 이런 글은 사건보다는 철저하게 '인물'을 중심으로 어떤 사람, 어떤 일과 만나며 어떻게 생각이 바뀌는지를 살펴보며 읽어야 한다. 책을 읽은 다음에도 '어느 부분에서, 어떤 사건에서 주인공의 행동에 감동을 받았는가'를 떠올리기보다는 '일생을 통해 주인공은 어떤 삶을 살았으며 그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하는 점을 생각하게 한다. 따라서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서술방식을 작가의 한계라고 단정지을 것이 아니라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다른 방식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기본적인 서사문쓰기가 익숙한 사람들이나 여러 종류의 책을 많이 읽어본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헬렌켈러와 벨 박사의 우정>이란 책을 우연히 읽고 두 위인이 우정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과 이들의 인생을 통해 받은 감동을 알리고 싶다는 옮긴이의 말처럼,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그와 같은 감동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터넷서점 http://www.yes24.com / chamky 님이 쓰신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