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선택 > 권장도서 > 청소년

권장도서

자전거 도둑

지은이
박완서
출판사
다림
페이지수
184
대상
손자에게 들려주듯이 쓴 동화 6편이 실려 있다. 작가는 이 세상이 아무리 몸이 잘 사는 삶을 위해 사는 사람들의 세상이 되었다 해도 마음이 잘 사는 삶이 더 중요하며 그 삶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미디어 서평 '내가 정말 도둑이 된 걸까?' 1979년 어른을 위해 쓴 동화였다. 하지만 21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 「자전거 도둑」은 어른과 어린이 모두에게 자신을 돌아볼 따끔한 기회다. 작가의 첫 동화집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중 6편을 뽑아 실었다. 청계천 세운상가 뒷길 전기용품점 꼬마점원 수남이. 『무슨 일을 하든 도둑질만은 하지말라』는 아버지의 말을 가슴에 품고 서울에 왔다. 이 골목에서 제일 먼저 가게 문을 열고, 문닫은 한밤에는 못다한 공부를 하는 성실한 청소년이다. 바람이 몹시 불던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수금하러 간 수남이는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머리를 빗어넘긴 신사에게 뒷덜미를 붙들렸다. 세워놨던 자전거가 바람에 쓰러지면서 신사의 자가용을 건드렸다는 이유였다. 티 한점 없이 거울처럼 번들대는 차체를 면밀히 훑어 겨우 찾아낸 생채기 하나. 눈물을 떨구는 수남에게 신사는 『5000원을 가져오지 않으면 자전거를 주지 않겠다』며 무표정하게 말한다. 신사가 자물쇠로 잠근 자전거를 손에 번쩍 들고 질풍같이 내달리는 수남이. 숨을 헐떡이며 가게로 뛰어들자 주인영감은 『네 놈 꼴이 꼭 도둑놈 꼴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전후사정을 듣고는 나무라기는 커녕,『잘했다, 잘했어』라며 칭찬이다. 수남이는 혼란스럽다. 자물쇠를 깨뜨리느라 여념없는 주인 영감은 도둑놈 두목같고, 낮에 자전거를 들고 뛰면서 느꼈던 까닭모를 쾌감은 자신의 피에 도둑놈 피가 흐르기 때문인 것 같다. 「자전거 도둑」뿐만 아니라 「할머니는 우리편」「옥상의 민들레꽃」등 다른 동화에서도 박완서는 『도덕적으로 아이들을 견제해 줄 만 한 어른의 존재』를 일관되게 이야기 한다. 작가는 『선인들의 곰삭은 지혜까지는 흉내내기 힘들겠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가 삶의 경륜을 해학으로 단순화시켜 손자에게 들려주듯 쓰고 싶었다』고 적었다. 『늘 새로운 독자와 만날 수 있어 동화책은 늙을 줄 모르는 책』이라고 덧붙인다. <조선일보 00/1/7 어수웅 기자> 소설가 박완서 동화집 '자전거 도둑' 어릴 때 읽은 책의 기억은 오래 간다.그만큼 어린시절에 읽은 책의 영향력은 크다.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읽는 책이나 좋아하는 동화는 거의 모두가 외국작품들이다.그렇다면 우리 작가가 쓴 좋은 동화는 없는가? 우리시대 최고 작가중 한 사람인 박완서씨의 ‘자전거도둑’은 말초적인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요즘 아이들이 읽어도 좋을 동화로 방학맞은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의 학생들에게 권할만한 동화책이다.박씨가 지난 79년 펴낸 어른을 위한 동화집 ‘달걀을 달걀로 갚으렴’에 실린 동화와 미발표 동화 6편을 묶었다. 박씨가 70년대 겪고 느꼈던 일 가운데 소설로는 말하지 못한 답답한 심정을 동화라는 형식을 빌어 풀어낸 것으로 20년이 지난 오늘에는 생활양상이 많이 달라져 요즘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풍속들도 있지만 이는 오히려 동화를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 표제작이자 첫번째 동화인 ‘자전거도둑’은 시골에서 올라와 청계천 세운상가 전기용품 도매상에서 일하는 열여섯살 소년이 맞닥뜨리는 이시대 사람들의 부도덕성을 고발하고 있다. ‘옥상의 민들레꽃’은 아파트값도 제일 비싸고 행복한 사람들만 살고 있다는 아파트에서 할머니투신자살사건이 두차례나 일어나면서 생명의 귀함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까만을 염려하는 이기적인 어른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려다 실패하는 한 아이 ‘나’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밖에 ‘시인의 꿈’,‘마지막 임금님’‘할머니는 우리편’ 등 우리 사회를 혼탁하게 하는 것들의 정체를 밝히고 정직하고 용감한 주인공이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동화들로 어린이들에게 참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 <대한매일신문 99/12/27 허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