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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점득이네

지은이
권정생
출판사
창작과비평사
페이지수
252
대상
만주에 살던 점득이네는 해방이 되면서 고향을 찾아 돌아오지만 고아가 된다. 점득이 남매는 먹고 살기 위해 석탄 장사를 하고, 노래를 불러 돈을 모아 만주로 되돌아가려 하지만 휴전선이 막혀 가지 못한다. 점득이 가슴에 맺힌 한은 우리 겨레의 한이기도 하다. 통일을 이루어 고통받는 우리 민족의 한을 하루 빨리 풀어 주어야 함을 보여 준다. 미디어 서평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가 쓴 소설을 쉴렌도르프 감독이 영화로 만든 <양철북>에서 나찌로 대표되는 어른 사회의 부정과 억압에 충격받은 어린 주인공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모습을 보고 무척 안타까웠다. 그리고 사회의 억압이 사라지는 충격을 받은 주인공이 오랜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다시 자라는 장면을 보고 기뻤다. 마치 마음이 옥죄어 쪼그라들었다가 그 옥죔이 시원하게 풀리면서 해방감을 맛보는 느낌이었다. 이는 전쟁과 억압, 평화와 해방이 사람의 삶에 끼치는 영향을 극명하게 상징하고 있다. 우리 겨레가 이 영화의 주인공 오스칼처럼 받은 심한 충격이 6·25 전쟁이다. 5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6·25를 겪은 사람들은 그 충격과 억압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다. <점득이네> 주인공인 점득이와 점례의 독백은 그런 우리 겨레의 진실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점득이와 점례한테는 세월이 흘러도 그건 남의 세월이지 자신은 아직 10살이 조금 넘은 아이로 남아있다. 통일과 해방의 날을 기다리면서. 점득이네는 일제 때 땅을 찾아 만주로 갔다가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다 소련군 총에 아버지를 잃고, 미군 폭격기에 어머니를 잃고, 점득이는 눈을 잃어버린다. 고아원에 가게되지만 원장의 비리와 억압 때문에 탈출하여 아이들끼리 서울 거리에서 구걸하며 살아간다. 점득이네에 등장하는 다른 어린이들도 우리 겨레가 겪은 고난의 상징이다. 판순이네 아버지는 징용으로 끌려가고 어머니는 아버지를 찾으러 일본으로 건너가 돌아오지 않는다. 사랑하는 형이 집을 나가 빨치산이 된 승기네, 아버지 병 때문에 기생의 몸이 되었지만 그래도 착하게 살려고 애쓰는 탄실이가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그나마 모두 헤어지고, 휴전선으로 고향도 잃은 점례와 점득이는 더 이상 자라는 것을 거부하고 노래로 구걸하면서 서울 거리를 헤매인다. 6·25로 대표되는 전쟁과 분단의 아픔, 그 아픔을 넘어서기를 이처럼 간절하게 소망하는 작품은 보기 어렵다. 어린이들한테 6.25 때 죽은 사람 숫자나 재물의 손실을 외우게 하는 것은 지식으로 끝날 뿐이다. 이 책은 가슴으로 6·25의 아픔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나아가 그 전쟁의 본질을 보여주고, 다시는 이런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되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한겨레신문 01/06/29 이주영(서울 삼전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