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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그림 속 나의 마을

지은이
타시마 세이조
출판사
뜨란
페이지수
160
대상
화가이기도한 작가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쓴 책이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상처도 받지만 산과 들과 강으로 뛰어다니며 놀이와 먹을 것을 찾는 아이들의 모습이 건강하게 살아있다. 지금 어른이 되어 다시 찾아간 그 마을은 개발이라는 이름 때문에 사라져버리고 화가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마을은 그림 속 마을로 다시 살아난다. 미디어 서평 ‘아, 그리워라’ 우리 아름답던 시절 팔딱거리는 생명, 싱싱하고 풍요로운 바람, 가을볕처럼 익어가는 아이들. ‘그림속 나의 마을’(뜨란)은 일본의 작은 마을 요시와라를 배경으로 한 어린이의 성장을 섬세하게 그린 아름다운 에세이다. 그곳은 일본의 그림책 작가 타시마 세이조가 쌍둥이 형제 유키히코와 함께 뛰놀며 유년을 뿌리내리고 삶의 자양분을 섭취한 곳. 그는 개발의 광풍 속 여느 소도시처럼 변해버린, 그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요시와라를 놀랍도록 생생하게 그림과 글로 복원해 놓았다. 냇둑에서 물고기들이 뚫어놓은 구멍 속으로 손을 넣어 물고기들과 한판승부를 벌였다. 그 작은 생명에서 느껴지던 전류와 같은 쾌감, 통발을 만들다가 송곳으로 여린 손가락을 뚫었던 소름끼치는 순간, 공부 못하는 형제를 못살게 굴어 꿈에서까지도 손목을 잘라버리고 싶었던 소학교 교장선생님, 누나 친구들이 귀엽다고 간지럼을 태울 때 느꼈던 형용못할 감촉, 우울했지만 비장했던 문제아끼리의 우정, 여름 어느날 목욕실에서 어머니가 알려주던 성의 비밀, 자기가 받은 괴로움을 약자에게 분풀이하며 시달렸던 무거운 자책감…. 달콤하고 시고 떫고 맵기도 한 아련한 그리움들. 맑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그 투명한 풍경들이 마치 11개의 장면들이 이어진 영화처럼 펼쳐진다. 동심의 순수함을 그대로 담은 그림들도 이야기 만큼이나 재미있다. 바지에 오줌을 싸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가 하면 스스로 새가 되어 하늘을 날고, 냇물 속에서 또 하나의 신비로운 세상을 만나기도 하고, 발가벗고 우물물에 등물도 하고…. 50~60년 전을 현재로 돌려놓는 그림설명들 하나하나도 인상적이다. 아름다운 추억도 부럽지만 아이들 책만 전문으로 그리는 그림책 작가가 존재하는 일본은 또하나의 부러움이다. 후일담 흑백사진 속에서 보름달처럼 웃고 있는 그들. 일곱살 꼬마의 시선으로 본 이 ‘아름다운 시절’은 나이가 들수록 아름답게 읽히는, 그래서 온가족이 함께 읽어도 좋은 책이다. 일본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 작품을 원작으로 명감독 히가시 요이치가 영화로 만들어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등을 받기도 했다. <경향신문 00/8/31 송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