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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런 책

* 슬픔, 그리고 진정한 사랑 - 유리창1


유리창1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 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  출처 : 『정지용시집』, 시문학사, 1935 

*  정지용(1902~ 1950): 충북 옥천 출생, 시집『정지용시집』, 『백록담』 


* 도움말
옛날 중국의 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환온’이라는 사람이 촉나라로 가는 도중, 삼협(三峽)을 배로 오르고 있을 때 부대에 있는 사람이 원숭이 새끼를 잡았습니다. 그러자 어미 원숭이는 새끼를 잃고 슬피 울며 언덕을 따라 백여 리를 따라 온 뒤에 마침내는 배 안으로 뛰어들어 그 길로 숨이 끊어지고 말았지요. 죽은 원숭이의 배를 자르고 속을 들여다보았더니,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습니다. 아마 슬픔의 독소로 창자가 녹아 내렸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환온은 크게 노하여 새끼를 잡은 사람을 부대에서 내쫓도록 명령했습니다. 짐승인 원숭이가 그렇거늘 사람인들 다를 바가 있겠습니까? 어버이의 마음은 진하고 애틋하며 무진장한 것입니다. 자식이 죽으면 부모의 가슴에 묻는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자식에 대한 어버이의 사랑이 끝이 있겠습니까? 

* 관련 내용
슬픔, 그리고 진정한 사랑.  
사랑이 기쁘고 즐거우며 행복한 일임은 분명하나 그것은 그냥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 일은 아니다. 그것은 행복한 그만큼 고뇌의 긴 그림자를 끌고 있다. 사랑이 동반하는 가장 큰 슬픔은 아마도 이별이 아닌가 한다. 피할 수만 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피하고 싶은 쓰디쓴 이별의 잔을 들고 우리는 누구나 끝없는 눈물과 비탄을 금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때 우리는 슬퍼하며 눈물만 흘려야 할까. 어쩌면 우리는 이별에 즈음하여 사랑의 마지막 완성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랑이 단호한 선택이었다면 이별 또한 준엄한 결단이다. 봄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여름 내내 무성하여 녹음으로 치장하였던 식물들이 가을이 되어 그 의상을 모두 벗어버리면 거기 알찬 열매들이 남듯이, 이별에 임하여서 우리는 사랑의 결실을 수확하게 된다. 사랑의 경중과 거짓과 진실됨이 이 결실에서는 분명하게 드러나 버린다.


이별의 뜻을 아는 자만이 새롭게 되며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게 된다. 그리고 이별에 의해서 보다 새롭게 된 영혼은 초극적(超克的)인 의지의 힘을 갖는 것이다. 사랑은 어떤 운명 밑에서는 때로 고통으로 변용된다. 산다는 것은 사랑과 괴로움, 봉사와 포기, 상처와 고뇌, 그리하여 때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재로 화하는 이런 일체의 것의 집합인 것이다.


사랑도 한 큰 시련이요, 이별도 또한 큰 시련이다. 이 시련을 극복함으로써 우리가 참다운 인간, 성숙한 인간으로 자기를 수양하고 정립시킬 수 있을진대 사랑이여, 영광있을진저! 이별이여, 또한 영광있을진저!
(허영자, 「이별, 그 찬란한 순간」) 

* 관련 어록 및 어휘
아버지는 겁을 줘도 절대 그것을 실행하지는 않는다.《메난드로스》 


아버지가 아들에게 선물을 할 때에는 부자(父子)가 함께 웃고, 아들이 아버지에게 선물을 할 때에는 둘이 다 눈물을 흘린다.《J.브라데》 


자기 자식을 아는 것은 현명한 아버지다.《셰익스피어》 

* 생각 거리
1. 내가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나의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 보자.
2. 아버지의 사랑과 어머니의 사랑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