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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런 책

* 내 마음의 고향 - 고향


고향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 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정지용시집』, 시문학사, 1935)




* 정지용(1903~ 1950): 충북 옥천 출생, 시집 『정지용시집』, 『백록담』

* 도움말
늘 떠돌며 고향을 그리워하다가 막상 고향에 돌아와 보니, 자연은 모든 것이 그리워하던 옛날 그대로 변함이 없으나, 마음속으로 그리던 고향의 추억은 남아 있지 않음을 노래한 시이다.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과 관련지어 읽으면 ‘고향’의 의미는 조국으로 확대될 수도 있겠다. 이 시에서는 고향(조국)을 잃어버린 슬픔이 잔잔하게 묻어 나온다. ‘불변함과 변함, 있음과 없음, 긍정과 부정’등의 대조를 통하여 고향을 잃어버린 마음의 아픔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 관련 내용
중국 고대사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것이 요순의 치(治)라고 한다면 그 반대의 쇠망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걸주의 폭(暴)이다. 미자는 은 왕조 최후의 음란했던 주왕의 동복형이었는데 주왕은 그의 수차에 걸친 간언도 들어주지 않으므로 미자는 절망 끝에 국외로 망명하였고, 기자도 간하였으나, 자기 나라 임금의 수치를 다른 나라에 드러내기가 싫어서 거짓 광인이 되었으나 몸이 쇠하여져 노인과 다름이 없게 되었다. 후에 주 왕조의 세상이 되어서 미자는 은의 혈통을 잇는 뜻에서 송국의 왕에 책봉되었고, 기자도 주 무왕의 자문에 응하여 정치의 요체를 말하였으므로 마침내 조선(朝鮮)의 왕으로 책봉되었다. 그 후 기자는 주왕의 서울에 가는 길에 은의 고도를 지나게 되었다. 일찍이 변화하였던 서울의 자취도 이제는 폐허로 변하였고, 황폐한 궁전의 언저리에는 보리나 벼가 무성한 것을 보고는 금석(今昔)의 감회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감개무량하여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꼈으나 사나이답지 못한 울상을 남에게 보이기 싫어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참고, 감상의 정을 일편의 시에 의탁하여 다음과 같이 읊었다.


[麥秀漸漸兮(맥수점점해) 禾黍油油兮(화서유유혜)
보리 이삭은 무럭무럭 자라고, 벼, 기장은 광택이 난다.
彼狡童兮(피교동해) 不與我好兮(불여아호해)
교활한 저 사람이 내 말 듣지 않음이 슬프도다.]


‘교동’이란 말할 것도 없이 나라를 망칠 만큼 음학(淫虐)에 빠진 주왕을 가리킨다. 이 한 편의 비가, 소위 <맥수지탄>을 듣고 은나라의 호시절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한다. 나라가 망하여 길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는 광경을 본 사람들에게는 비감을 금치 못하게 할 것이다.
(『동서양 고전 한 권으로 읽는다』)

* 관련 어록 및 어휘

나를 고향으로 데려가 줘, 나는 남부에서 나고, 남부에서 살고, 남부에서 일했다. 나는 남부에서 죽고 싶으며, 거기에 매장되고 싶다.《워싱턴》


사람이 비록 재주가 있다 하나 또한 그가 난 곳을 보아야 하니, 외따로 떨어진 적막한 바닷가에서 났다면 산천, 인물, 그리고 집 짓고 사는 것, 사람들이 내왕하는 것, 크게 알려지는 것과 높고 씩씩하며 그윽하고 기괴한 것과 협기를 부리는 일들을 보지 못하게 된다.《김정희》

* 생각 거리
1. 어린 시절,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했던 곳이 있는가?
2. 그곳이 지금은 어떻게 변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