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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지도

제목 완결되지 않은 결말 완성해 쓰기
작가는 작품의 결말에서 모든 것을 명시적으로 분명히 드러내기도 하지만, 풍자와 아이러니로 처리하여 여운을 남기고 계속 궁금하게 마치는 경우도 많다. 결말을 명시하기보다는 독자가 자기 나름의 결말을 상상하게 함으로써 작품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학생 스스로가 정확한 결말을 완결시켜 작품의 주제와 작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메밀꽃 필 무렵

  "동이 이제까지 고생이 많았겠구먼."
  "저보다는 저희 어머니가 고생이 많으셨죠. 전 집을 뛰쳐나왔지만 어머니는 몇 년 더 의부와 사셨거든요."
  "자네 얼마 만에 집에 가는 건가?"
  "집을 나온 후 처음이예요. 멀리서 어머니의 모습만 잠깐 보고 온 적이 있어요."
  한참동안 아무도 말없이 걷기만 했다.  저쪽에서 불빛이 보였다.
  "저기가 주막인가 봐요."
  "그런가 보군. 저기 들러 하룻밤 묵고 장으로 가세."

  주막 안에 들어서자 내일 장날을 위해 모여든 장사꾼들이 있었다. 다행히 방이 하나 남아 있었다. 허생원과 동이는 잠시동안 눈을 붙일 수 있었다.

  다음 날 새벽 날이 밝자마자 동이와 허생원은 장으로 나갔다. 장에서허생원은 동일 바라보았다. 젊은 시절의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동이 얼굴에 깊게 패인 고생의 흔적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어르신, 저희 집에 가셔서 하룻밤 묵으세요."
  "아냐. 난 그냥 주막에서 자도록 하지."
  "아니예요. 저희 집에 가세요."

  허생원은 동이에게 떠밀려 동이의 집으로 갔다.

  "어머니, 저 동이 왔어요."
  동이가 말하자 동이 어머니가 뛰어 나왔다.
  "이것아, 어디에 갔다 이제서야 오는 거냐. 내가 널 얼마나 기다렸다구. 그런데 이분은…"
  순간 동이 어머니의 표정이 굳어졌다. 허생원도 또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동이 어머니만 보고 서 있었다.
  "어르신, 들어가시지요. 피곤하실텐데......."
  "그러세."

  허생원은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동이가 안내하는 방에서 짐을 풀었다.
  잠자리에 든 허생원은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아 밖으로 나왔다. 마당으로 내려서려던 순간 동이 어머니가 밖으로 나오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밖으로 나온 동이 어머니는 허생원를 보자 놀란 듯이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잠깐만,……"
  허생원이 부르자 동이 어머니가 뒤를 돌아봤다. 허생원이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
  "하나도 안 변했구려."
  동이 어머니는 말이 없다.
  "이제서야 왜 나타났느냐고 원망하고 있겠지? 하지만 나도 그때 당신이 없어져 얼마나 당신을 찾았는지 알고 있소?"

  동이 어머니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원망같은 건 안 해요. 다만 이렇게 당신을 만나게 되니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이제 저희랑 함께 살 건가요?"
  "아냐. 내일 일찍 떠날 거야. 동이에겐 아무 말 하지 말게.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 오늘처럼."
  이 말을 들은 동이 어머니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이 없었다.

  다음 날 아침이었다.
  "어머니, 어르신이 안 보여요. 나귀도 없고 가시는 거 보셨어요?"
  동이 어머니는 저 동구 밖을 바라보며 아무 말이 없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동이야, 배고프지? 에미가 곧 상 차리마."
  동이는 부엌으로 가는 어머니의 뒷모습만 보았을 뿐 눈물이 가득 고인 눈은 볼 수 없었다.
  동이에게 줄 상을 차리며 동이 어머니는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는 숟가락을 놓으며 말했다.
"당신에게 제가 만든 밥으로 상을 차려 드리고 싶었는데……. 무심한 사람."

[독서교육길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