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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글쓰기지도

제목 4. 체험 그리고 모든 것을 사랑하는 마음


1. 체험

몸으로 직접 겪어보는 체험은 동시는 물론 모든 글쓰기에서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한다. 직접 체험하지 않은 내용을 글감으로 잡은 경우는 가슴이 아닌 머리로 글을 쓸 수밖에 없어 읽는 이에게 깊은 감동을 전할 수 없다. 직접 낙엽을 밟아보고, 들꽃의 향기를 맡은 아이여야만 생생한 자신만의 느낌과 감동을 지닐 수 있는 것이다. 책에서 읽었거나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된 지식만을 바탕으로 쓴 글은 밋밋하기 그지없거나 억지로 느낌을 만들게 되어 깊은 공감을 주기 어렵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느낌과 감동을 전달하려고 애를 쓰는 과정에서 억지글이 되거나 이미 남이 사용한 상투적인 표현을 빌릴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동시를 쓰기 전에 주제나 글감과 관련된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은 이 때문에 중요하다. 바다에 대한 동시를 쓰려고 했다면 아이가 생생하게 바다의 정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같이 바닷가를 산책하고, ‘봄’을 주제로 동시를 쓰기 위해서는 봄의 들녘에 나가 들곷의 냄새를 맡고 봄나물을 직접 캐보는 활동을 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해서 동시에 많이 사용하는 의성어나 의태어는 이러한 체험을 통해서 더욱 생생하고 개성있게 표현될 수 있다. 소리나 시늉은 직접 듣고, 봄으로써 생생하게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냇가를 지나던 아이가 ‘선생님 냇물에서 졸졸졸 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요? 쑤-하는 소리가 나는데요.’ 라고 하거나 뻐꾸기 소리를 듣고 ‘뻐국뻐국’이 아니라 ‘와꾸와꾸’ 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실제 소리를 듣고서야 할 수 있는 표현이다. 체험을 한 일 일지라도 오래된 일은 당시의 감흥을 생생하게 기억해서 그대로 떠올리기 어렵다. 이런 경우엔 이이들로 하여금 차분히 앉아서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감동을 다시 겪어보면서 느낌을 정리해 보도록 지도한다.


2. 자연과 사물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생활 주변의 글감을 동시로 쓴다고 하여도 감동의 수준이 다른 것은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 중에서는 아무런 생각 없이 대하고 보아 넘겼던 모든 것, 마음을 스쳐 가는 짧은 생각, 늘 그 자리에 있는 자연 속의 일부분도 의미를 부여하면 아주 훌륭한 글감이 될 수 있다. 같은 사물, 같은 사람, 같은 정경을 만나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르다. 냇가에 앉아 맑은 시냇물을 내려다보더라도 그 사람의 마음에 따라 조약돌과 시냇물 사이에 오가는 정겨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그저 생각 없이 바라보기만 할 뿐 별다른 감정이나 느낌을 가지지 못할 수도 있다. 시인들은 이러한 차이는 그것들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담긴 사랑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모든 것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구체적인 의미부여가 가능하고 그런 의미가 정서적인 느낌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간직되어 있는 기억들은 대부분 정서적인 충격이나 느낌이 응집된 것인데, 사물이나 사람, 그리고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에 애정이 없으면 그 어떠한 것에서도 감동을 느낄 수가 없다. 아이들이 좋은 동시를 쓰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사물과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면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자세를 갖도록 지도하고 그런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