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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글쓰기지도

제목 9. 동시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는 산문동시


산문동시 쓰기는 먼저 쓰고자하는 내용을 산문형식으로 구상한 후 핵심단어를 선택하거나 문장을 압축하여 동시형식으로 바꾸어 쓰도록 하는 방법으로 동시 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의 지도에 많이 이용된다. 이러한 방법에 대해 동시 창작의 기본 원리를 어기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시란 순간에 일어나는 느낌을 포착해 전달하는 것이니만큼 긴 문장 쓰도록 가르치는 것은 오히려 신의 본질에 다가서는 데 저해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산문동시를 권하는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법이 궁극적인 목적이 아닌 시로 다가서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며, 아동들이 시 쓰기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이 권한다. 실제 현장에서 산문동시를 지도해 보면 예상 외로 시쓰기를 어려워하던 아이들이 자신감과 흥미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아래의 동시는 글나라 글쓰기마당에 올려진 최지유(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글이다. 


<외할머니댁>   최지유 
방학이면 찾아가는 나의 고향 그곳엔,
언제나 다정하신 할머니가 계신다.

언제나, 기다리고만 계신 그리운 할머니
내가 떠나던 그날도 우시고 그리워서 또 우신다.

가끔씩 전화를 드리면, 할머니는 말씀하신다.
밥 많이 먹고, 많이 커서 오라고...........(!)

그런데, 엄마는 할머니 얘기만 나와도 할머니가
우시는 것처럼 눈물을 흘리신다.

나도, 우리엄마처럼 어른이 되면,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울게 될까? 아마 그것은 그리움 때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잠시만 엄마가 곁에 없어도 그런데,
엄마도,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인 것 같다.

할머니! 사랑해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할머니 손녀 지유는 많이 커서 갈게요.


이 학생의 글을 다음과 같이 산문으로 풀어쓰면 동시형식과 산문형식이 거의 다르지 않아 이 학생은 산문을 동시형식으로 바꾸어 표현한 것을 알 수 있다.


방학이면 찾아가는 나의 고향엔 언제나 다정하신 할머니가 계신다.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계시는 할머니는 내가 떠나올 때면 우시고 또 우신다. 가끔씩 전화를 드리면, 할머니는 밥 많이 먹고, 많이 커서 오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엄마는 할머니 얘기만 나와도 할머니가 우시는 것처럼 눈물을 흘리신다. 나도, 우리엄마처럼 어른이 되면,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울게 될까? 그렇게 된다면, 아마 그것은 그리움 때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잠시만 엄마가 곁에 없어도 내가 그렇듯이 엄마도,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우실 것이다. 할머니! 사랑해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손녀 지유는 또 많이 커서 할머니를 만나러 갈게요.


저학년이나 동시쓰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이와 같이 산문을 먼저 쓰게 한 후, 동시 형식으로 바꿔 쓰도록 지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방법은 시쓰기에 능숙한 사람들이 생략하는 연상과 구상단계를 산문으로 구체적으로 쓰게 한 후, 동시형식으로 다듬는 과정을 거치게 하는 것으로 고쳐 쓰는 방법은 일반적인 동시쓰기 기법과 다르지 않다.

1) 먼저 줄글로 표현된 문장을 핵심적인 말만 골라서 짧게 줄여 쓰도록 한다.
2) 말의 차례나 낱말을 바꾸어 보면서 어떤 표현이 감동이 생생하게 살아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도록 한다.
3) 행과 연을 구분하도록 한다.
4) 반복해서 읽어보면서 리듬이 살려지는지 살펴보고, 리듬을 살리기 위해 고쳐 쓰면 좋을 단어나 문장이 있는지 생각해 보도록 한다.
5) 마지막으로 단어와 문장배열, 리듬, 내용적인 면을 다시 살펴 다듬도록 한다.


<외할머니댁>   최지유 
방학이면 찾아가는 고향엔
다정하신 할머니가 계신다.

언제나,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계신 할머니
내가 떠나오는 날이면 우시고 또 우신다.

가끔씩 전화를 드리면
할머니는 말씀하신다.
밥 많이 먹고, 많이 커서 오라고

엄마는 할머니 얘기만 나와도
할머니처럼 눈물을 흘리신다.
엄마도, 할머니가 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어른이 되면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울게 될까?

할머니! 사랑해요.
건강 오래오래 사세요.
손녀 지유는 더 많이 커서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