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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글쓰기지도

제목 가족이 쓴 오래된 일기를 보여준다.


앞에서 아이들에게 일기가 무엇이고, 그 가치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그러나 초등학생이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우선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으면 된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성장하면서 점차 깨우치기를 기대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일기를 좀더 알기 쉽게 설명하고 친숙하게 하기 위해 가족의 일기를 소개하는 방법이 있다. 가족일기는 오래된 것일수록 좋다. 최근의 일기는 아이가 다 아는 내용이어서 장난스럽게 받아들이기도 하거니와 신비감도 떨어진다. 부모님이 어렸을 때 쓴 일기를 보관하고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자료가 없다. 엄마, 아빠가 어렸을 때의 모습을 일기를 통해 만나게 되면 아이들은 퍽 신기해하며 관심을 보인다.


“엄마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엄마가 어렸을 때의 모습이 여기에 다 있었네.”
“여기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 할아버지가 엄마에게 신발을 사주셨다고 쓰여 있네. 리본이 달린 분홍색 신발이라고 되어 있지?”
이와 같이 엄마가 옛 일기장에서 오랜 기억을 끄집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는 일기장이라는 것이 삶의 과정을 담아놓는 어떤 그릇과 같은 것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형
이나 누나가 어릴 때 쓴 일기는 아이의 기억을 되살리는 실제적인 자료가 된다. 나이 차이가 크지 않다면 형제의 일기에 아이가 기억할 만한 일도 기록되어 있다.
“여기 봐, 형아가 네 생일날에 대해 썼었네. 너도 기억나지? 형아가 큰 인형을 네 생일 선물로 사 주었잖아? 참 그 인형이 지금도 네 방에 있지?”
“여기는 형아가 가을운동회에 대해서 썼어. 엄마가 너랑 같이 구경 가서 열심히 형아를 응원했었잖아. 여기 봐 형이 백일장에 나가 상 탄 내용도 있어. 그 상장이 형아 방에 걸려 있잖아. 참 신기하지? 너도 지금 네가 쓰는 일기를 커서 읽어보면 재미있겠지?”

이렇게 아이가 기억할만한 부분을 찾아서 보여주면 아이는 자신도 잊어버렸던 일을 형제의 일기를 통해 기억하는 산 경험을 하게 된다.

이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들은 어떤 부모님은 실제로 비교적 젊었을 때의 일기를 아이에게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놀라운 말을 했다고 전해 주었다. 단순히 일기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읽어주었지만 아이가 더 깊은 생각을 하더라는 것이다. 엄마의 일기를 다 들은 아이가 “그러면 일기는 거짓말로 쓰면 안 되겠네.” 라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엄마가 그 이유를 묻자 아이는 “거짓말로 쓰면 커서 자기가 읽어볼 때 진짜인지 거짓말인지 알 수가 없잖아.” 라고 대답을 했다고 한다. 학부모님은 자신도 깜짝 놀랐다며 즐거워했다.
이 경우. 아이는 일기는 커서도 읽어볼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한 것은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진실하게 써야 한다는 것도 같이 깨달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최종정리일 2005년 4월 2일. 이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