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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글쓰기지도

제목 요구 사항을 논리적으로 쓰기


초등학교 고학년은 ‘주장하는 글’에 대해 배우게 된다. 논설문이라고 할 수 있는 ‘주장하는 글’을 가르치는 이유는 이시기의 아이들은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대학입시에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많아지면서 학부모님들의 관심이 높지만, 논리적인 사고는 단시간에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의 사고습관으로 길러지는 것이다. 아이들이 논술을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논설문을 ‘아주 특별한 글’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술은 우리생활에서 무의식중에 흔하게 사용하는 사고를 글로 표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즉, 논술력은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을 타당한 근거를 들어 남에게 전하거나 설득하는 능력이다. 이렇게 볼 때 이러한 능력은 생활 속에서도 얼마든지 지도할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친구, 부모님, 선생님께 주장하고 싶은 것을 짧은 논설문 형식으로 쓰도록 지도하면 아이들도 하여금 자연스럽게 논리적인 사고를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아버님께 용돈을 올려달라는 글, 어머니에게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달라는 글, 선생님께 예쁜 짝으로 바꿔달라는 글 등은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상대를 설득시켜야 하기 때문에 훌륭한 논제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런 글은 무작정 자기의 주장만을 쓰기보다는 주장에 대한 타당한 이유와 근거를 들어 쓰도록 해야 한다.


<미니카를 사주세요>

2001년 8월 12일 맑음

나는 어머니께서 미니카를 사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아이들은 다 가지고 있는데 나만 없다. 어머니는 예전에 사주 것을 다 망가뜨리고 공부는 하지 않고 게임만 하니 또 미니카를 사줄 수 없다고 하신다. 그러나 나는 어머니가 미니카를 사주셔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저번에 샀던 미니카는 싸구려 제품이었기 때문에 금방 망가졌다. 그리고 내가 처음 미니카를 사서 조립을 잘못하기도 했다. 그리고 게임을 하고 또 미니카를 가지고 놀 것이니 공부를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잘못이다. 나는 게임을 하는 시간을 줄여서 미니카를 하려고 생각한다. 또 게임만 너무 오래하는 것보다는 미니카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어머니는 미니카는 아무데도 쓸데없는 것으로 말하지만 미니카는 과학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미니카를 조립하려면 힘이 들고 잘못 조립하면 소리가 크고 잘 달리지도 못하기 때문에 원리를 잘 알고 조립해야 한다. 이런 이유가 있기 때문에 나는 어머니가 미니카를 사 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꼭 사주세요.


아이가 이런 내용의 일기를 통해 미니카를 새로 살 수 있다면, 아이로서는 일기쓰기에 흥미를 가짐은 물론, 다음에도 어떤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열심히 논리적인 일기를 쓸 수 있게 된다.


[최종정리일 2005년 4월 2일. 이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