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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글쓰기지도

제목 마음을 동시로 표현해 쓰기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상상력이 풍부하다. 그 만큼 마음도 크게 열려 있어 감정도 풍부하다. 아이들이 쓰는 일기는 대부분 산문형식이지만 이러한 아이들의 특성을 감안해 슬프거나 기쁘거나 아름답거나 외로운 감정이 드는 날은 그런 마음을 동시로 표현해 보도록 한다. 그러나 동시형식으로 일기를 쓰도록 지도하는 과정이 자칫 동시쓰기를 지도하는 것으로 변질되어서는 안된다. 아이들에게 동시쓰기를 제대로 가르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시에서 중요시 되는 추상적인 느낌은 개인의 삶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쉽게 동시형식으로 표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산문동시를 쓰기를 이용할 수 있다. 먼저 쓰고자하는 내용을 산문형식으로 구상한 후 핵심단어를 선택하거나 문장을 압축하여 동시형식으로 바꾸어 쓰도록 하는 방법이다. 아래의 동시는 글나라 글쓰기마당에 올려진 류경헌(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글이다. 친구집에 대한 느낌을 동시 형식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친구집 그리고 우정>
친구는 자기 집을 부끄러워 한다.
우리 집에 비해 초라하다고.
하지만 난 친구 집도 황홀하다.

다른 사람 보기에 때가 덕지덕지 묻은 집이면 어때.
다른 사람 보기에 냄새가 날 것 같은 집이면 어때.
그냥 편안하고 평화로운 집이면 되지.

그 집이 우리 친구 집이지.
나는 친구에게 항상 말하지.
"너네 집은 편안해. 그래서 좋다~~!!"
친구는 내 말에 항상 웃지.
소리 내지 않고 기분 좋게.

이 동시가 산문의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은 글을 쓰는 학생의 생각이 처음부터 산문형식으로 정리되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학생은 다음과 같은 글을 생각하면서 문장과 단어를 정리해 동시형식으로 바꾸어 썼을 것이다.

[오늘은 친구 집에 놀러갔다. 친구는 자기 집이 오래되어 우리 집에 비해 초라해 보인다고 하면서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난 친구 집도 황홀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친구 집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사람이 사는데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 보기에 때가 덕지덕지 묻고, 냄새가 날 것 같은 집이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생활하기가 편안하고 평화로운 집이 좋은 집이라고 생각한. 오늘 갔던 친구의 집이 내가 생각하는 그런 집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친구에게 말한다. " 너네 집은 편안해. 그래서 참 좋아~~!!" 그러면 친구는 항상 소리 내지 않고 기분 좋게 웃는다.]


이와 같이 아이들이 쓰는 동시는 짧은 산문의 형식을 띠는 경우가 많은데 그 것을 단숨에 시의 구조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그러한 능력은 학교생활과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최종정리일 2005년 4월 2일. 이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