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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치료

제목 (1) 독서 표현활동과 독서치료


1. 창의적인 독서 표현 활동
독서지도의 방향이 수용의 교육에서 표현의 교육으로 바뀌면서 지식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는 것을 표현하고 지식을 재생산해야 하는 과정으로의 독서 표현 활동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최근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는 독서 표현활동은 독서교육은 어떤 방법 즉, 책을 읽히고 독서 감상문을 쓰게 하는 것처럼 일정한 틀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으며 연구하는 과정의 결과물들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는 과정중심의 독서지도이다. 그동안 관리 및 평가의 효율성 때문에 보편화되었던 독서감상문 쓰기 위주의 독서지도는 특성상 결과중심적이어서 감상활동의 과정에 지도자의 역할이 개입될 여지는 작았던 게 사실이다. 반면 최근 제시되는 여러 종류의 독서 감상 지도법은 결과보다는 과정중심의 활동이 많이 포함되고 활동방법 역시 지도자와 학생 다수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그룹 활동으로 진행하기에 적당한 것들이 많다.

둘째는 독자의 개성과 취미에 고려할 수 있고, 흥미유발에 적합한 활동이다. 천편일률적인 독후감형식의 독서 감상 표현이 주는 저항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독서 주체의 개성과 취미에 맞고, 독후활동으로서의 의미 뿐 아니라 독서흥미 유발과도 밀접한 관계를 지닌 활동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독서활동의 결과물은 교육자 중심의 평가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어서 학생들의 흥미를 반감시킴은 물론 오히려 부담을 가중 시켰다. 그런 상황에서 활발하게 연구되는 창의적 독서표현 활동은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의 지도에 고심하던 교사나 학부모들에게 좋은 지침이 된다.

마지막으로 독자의 창의성과 연계시켜 효율성과 자발성을 높일 수 있다. 즉 독서 감상 표현에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능력을 활용하여 시, 만화, 인터뷰, 퍼즐, 퀴즈, 영작, 유모어 등 개성에 맞는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하면 창의적인 활동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방법은 문학 작품 외에 사회과학 도서, 자연과학 도서에 적용 가능한 방법이어서 문학적 관심이 떨어지는 학생들도 능동적으로 독서활동에 참여해서 창의적인 활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2. 독서치료에서 독서표현활동 적용의 필요성
독자가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은 작품을 해석하고 작품에 내재된 가치를 찾아내는 사고의 과정이다. 사고는 외부세계의 자극과 그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인간의 정신적 작용의 총칭으로 인지적 영역의 사고와 정의적 영역의 사고로 이루어진다. 독서과정에서 동원되는 인지적 사고 활동은 주로 작품의 주제, 소재, 줄거리, 인물, 배경 등에 대한 수렴적 파악으로 주로 작품의 이해와 관련된 사고 활동으로 볼 수 있다. 독서활동에서 정의적 사고는 이러한 인지적 사고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정의적 사고 과정은 인지, 인상, 연상, 창의의 순으로 이루어지며, 독자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태도 즉, 수용태도에 의해 결정된다(형지영, 2001). 그동안 수용적 독서활동에서는 인지적 사고 과정 즉, 작품의 이해나 감상의 정도에 대한 관찰은 용이했으나 독자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정의적 영역의 사고형성 과정은 관찰이 쉽지 않다. 독서치료 대부분의 과정이 독자의 정의적 영역에 포함된다고 볼 때, 다양한 독서활동 표현 활동은 독서치료 과정의 진단과 반응, 적용 및 변화의 관찰에 아주 유용한 수단이 된다.

독서치료는 독서 과정의 특성상 독자의 내면 활동에 의존하는 비지시적 상담기법에 속한다. 즉, 독서치료의 내담자는 책과의 교류를 통해 감정을 전이, 발산시키고 자기적용을 통해 통찰을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상담 기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치료자에 대한 저항이 작은 장점이 있는 반면 내담자의 심리 변화를 정확하게 읽어내기가 어려운 단점을 지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참여자가 작품에 대한 반응을 솔직하고 책임감 있게 표출해 주어야만 그것이 가능해진다. 물론 독서치료사는 치료과정의 발문을 매개로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내담자를 인도하고 심리상태를 읽어낼 수 있지만, 치료경로가 치료자와 내담자간의 직접경로가 아닌 독서 자료라는 매체를 통하게 되어 의사소통에 한계를 지니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내담자와 책 간에 이루어진 대화를 내담자의 일방적인 전달에 의존하게 되면 내담자의 주관이 개입되거나 왜곡될 여지가 많아 정확한 진단이나 반응 관찰이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아동은 자신의 감정 , 지각, 신념을 말로써 표현하는 데 있어 성인만큼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종종 말보다는 다른 수단을 통해서 이를 표현하는데 익숙하다. 이런 점에서 독서 표현 활동은 내담자의 표현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치료자가 내담자와 책과의 대화 과정을 객관적으로 세분화하여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자료로서의 가치가 크다.

독서치료 표현 활동으로는 그리기, 책 요약하기, 역할극, 일기쓰기, 상상하거나 가정해 쓰기, 비판하기 등 여러 가지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내담자의 능력과 흥미도 충분히 고려되어 적용되어야 한다. 긴 글쓰기에 부담을 느끼는 내담자는 시나 그림 또는 노랫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흥미분야를 배려해야 하며, 같은 내용의 활동에서도 내담자의 능력에 따라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비판적 반응에 관련된 활동에서 논술하기나 설문조사는 상당 수준의 사고력이 요구되는 활동으로 어린이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활동이다. 어린이들에게는 모의재판하기나 자유발언 활동을 통해서 비판적 반응을 유도하고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쓰기나 그리기를 통한 표현이 어려운 내담자에게는 말을 통해 표현하도록 하고 녹음기 등을 이용한 간접 기록의 형식을 갖추는 방법도 이용할 수 있다.

3. 기타 치료 기법과의 연계성
독서치료 과정의 독서표현 활동은 시 치료, 이야기치료, 글쓰기치료, 미술치료, 이야기치료, 연극치료 등 여러 가지 치료 기법과 부분 또는 전체적으로 관련된다. 시 치료는 감상이나 느낌 등을 시로 표현하는 과정이나 시를 읽기자료로 선택했을 때 많은 부분에서 연관되며, 이야기 치료와 영화치료 역시 독서자료의 대부분이 서사물이라는 점에서 관련성이 높다. 연극치료는 역할극이나 모의재판 등에서 그 목적을 공유할 수 있고 글쓰기 치료는 독서 표현활동의 대부분의 과정에 적용되는 치료기법이기도 하다. 미술치료를 이해하는 것은 독서감상화 등의 그리기에 관련된 활동을 통해 표현되는 내담자의 심리상태를 진단하는데 유용하다. 따라서 독서치료사는 이러한 여러 가지 치료기법이 추구하는 목적과 가치, 방법을 이해하고 독서표현 활동 과정에 적극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최종정리일 2003, 10, 21 이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