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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생활문/수필

제목 파란만장한 듯 파란만장하지 않았던 자가격리
글쓴이 최유진

                                  파란만장한 듯 파란만장하지 않았던 자가격리

 

신현모

 

 요즘 코로나 확진자 수가 나날이 늘고 있다. 그래서 난 내가 행운아인 줄 알았다. 코로나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데 확진은커녕 증상 한번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행운아인 줄 알았던 내게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왔다. 조금씩 코로나 증세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난 곧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다. 결과를 기다리던 나는 마치 면접 결과를 기다리듯이 불안해하고 있었다. 그렇게 초조해하고 있던 그때, 양성이라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 그 순간 난 쉴 수 있어서 좋아해야 하는지 병에 걸려서 슬퍼해야 하는지 헷갈렸다.

 집에 가자마자 자가격리 중이던 아빠와 동생이 있는 방으로 치타처럼 재빠르게 달려갔다. 음성이던 엄마도 걸릴 것 같아서 그랬다. 그래도 학교 수업은 해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거실로 나와 컴퓨터를 켰다. 그런 생활은 일주일 동안 반복되었다. 일주일 동안 방에서 두더지가 되어있던 사이 아빠는 구멍 밖으로 나갔고 동생마저 나갔다. 그날부터 짧지만 외로운 순간이 시작되었다.

 안방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난 내 방으로 이사를 갔고 밥도 혼자 먹었다. 가족들이 안방에서 저녁을 먹는 모습을 보고 멍하니 있었다.

 그리고 며칠 뒤, 드디어 자가격리가 해제되었다. 난 얼른 밖에 나가 맑은 공기를 느꼈다. 자가격리 생활은 집돌이, 집순이를 활동형으로 만들어버리는 것 같다. 그걸 보면 좋은 것 같기도 하다.

 



가현중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