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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생활문/수필

제목 제목 : 무지무지 떨렸던 복사(2019년 3월 20일 수요일)
글쓴이 이서현

나는 해운대성당 복사단이다. 오늘은 내가 소복사담당인 날이라서 여느 때처럼 잘 서고 있었다. 그런데 대복 소연이 언니가 배를 움켜잡으며 제의실로 나갔다. 난 너무 떨렸다. 미사하기 전에 소연이 언니가 배가 아프다고 말했던 게 문득 생각났다. 그때는 영성체시간이라서 대복이 해야 했던 것은 징치기인데 나는 아직 대복을 안 배워서 징치기도 안 배운 것이다. 그런데 너무 당황한 나머지 내 손엔 저절로 징채가 있었다. 내 얼굴이 빨갛다는 걸 스스로 알았다. 왜냐하면 내 얼굴은 더웠기 때문이다. 너무 긴장 되었다. 조금 어설펐지만 제대제때 치고 멈췄다. 나중에 소연이 언니가 돌아왔다. 나는 어디 갔다 왔어?”라고 물었다. 소연이 언니는 아니야.”라고 대답했다. 그때 몰카 아냐? 에이 이렇게 날 속일 리가 없어.’라고 생각했다.

미사가 완전히 마치고 아직도 떨리는 게 가시지 않았다. 언니, 엄마, 소연이언니이모는 내가 잘했다고 격려해 주셨다. 나는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또 내가 언니가 복사일 때 졸졸 따라다녀서 징을 잘 친 것 같아서 내가 대견하고 뿌듯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