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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생활문/수필

제목 할머니가 가져 오신 '인형 속에 또 인형' (2019년 5월 30일 목요일 일기)
글쓴이 박연아

 매주 목요일은 할머니께서 우리 집에 오시는 날이다. 그런데 지난 주 목요일엔 할머니께서 여행을 가시는 바람에 못 오셨다. 그 동안 할머니가 너무 보고싶었다. 그래서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할머니께 달려갔다. 할머니께서는 웃으시며 나를 안아주시고 내게 줄 선물이 있다며 어서 손 씻고 오라고 하셨다. 나는 기대에 부풀어 손은 대충 씻고 나왔다.

 '뭘까? 블라디보스토크에 다녀오셨으니까 아마 러시아 기념품이겠지?, 혹시 마트료시카?'하고 생각했다.

할머니가 선물 봉투에서 짜잔!하고 보여주신 것은 역시 내 예상대로 마트료시카였다.

 "우와, 할머니! 제가 갖고 싶어하는 줄 어떻게 아셨어요. 감사합니다!!"

할머니는 마음에 드냐고 환하게 웃으셨다. 동생도 방안에서 쪼르륵 달려나와 나에게 자랑했다.

 "누나, 내가 받은 범선 봐봐! 멋지지? 이따 아빠랑 가지고 놀거야."

 그런데 내 마트료시카를 본 동생은

 "이잉, 할머니! 나도 인형 속에 또 인형!"라고 말하며 투정을 부렸다.

내 동생은 마트료시카를 '인형 속에 또 인형'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할머니댁에 놀러갔을 때 할머니댁에 있는 마트료시카를 가지고 놀다가 인형 안에서 인형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고 그렇게 부른다. 그 모습이 귀여워 할머니와 나는 깔깔 웃었다.

 동생은 자기의 범선과 내 '인형 속에 또 인형'을 요리조리 비교해 보더니

 "아니다, 나는 범선 해야겠다."라며 범선을 들고 자기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또다시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멀리 울려퍼졌다. 할머니, 감사해요!


박연아 (초등학교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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