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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글

제목 티나에게
글쓴이 김률희
안녕! 네가 지금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잘 지내고 있지? 난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는 편이야. 네가 병원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고 들었어. 마음의 상처나 병 같은 걸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잖아. 네가 아직도 그대로거나 더 말라질까봐 걱정이야. 공원에서 운동하다 갑작스레 쓰러졌던 그때를 생각해봐.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어떤 아줌마께서 전화로 병원에 고해주시지 않았다면 영영 쓰러져 있는 상태였을거야.
네 병이 거식증이였을 줄은 누가 알았겠니. 살을 너무 많이 빼는 바람에 거식증에 걸려버린 건 네 잘못이지만 너의 잘못을이해해. 어쩌면 내가 콤플렉스를 없애기 위한 욕망이 가득했다면 너처럼 그랬을지도 몰라. 넌 이탈리아에 있었을 땐 평범하고 예쁘다는 말도 많이 듣디가 아빠 회사가 옮겨져 독일로 이사가야 했을 땐 슬펐을 거야. 너가 놀던 그 고향과 친구들과 좋아하는 할머니도 소도 못보니까. 그래서 살이 찐거고.
독일에선 왕따까지 당하는데 어떻게 힘들지 않을 수가 있겠어. 다만 너의 문제를 해결하는 법이 잘못됬을 뿐이야. 친구 모세가 있고 이사온 애도 있었는데 그 둘로는 만족하지 않은 거겠지만 그 친구들을 통해 너의 고민을 말해 같이 올바른 방법으로 살 빼야했거나 네 모습을 차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너의 모습을 생각해주는 친구들과 그 두명의 친구하고만이라도 같이 놀아도 좋았엇을듯 해. 음식을 억지로 굶고 설사약을 사서 먹은 건 너의 건강을 헤칠 뿐만 아니라 네 마음까지도 헤치고 말아. 가시를 네가 네 자신의 마음에 꽃는 것과 같아. 이제부터라도 청소년 정신 병원에서 극복해서 돌아왔으면 좋겠어.
기다리고 있을게.


2015년 3월 29일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