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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글

제목 하람에게
글쓴이 김률희
안녕! 너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 이렇게 편지를 써. 우리 지겹도록 계속 얼굴 보며 같이 학교 갈 줄 알았는데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며 예술 쪽인 좋은 고등학교에 갔잖아. 공부 열심히 할 때부터 목표가 확실히 세워져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지금도 영화에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으려나. 조금 있으면 수시 보고 수능도 볼 텐데 어느 대학에 갈 지 정했니? 대학교도 네가 원하는 곳으로 갔으면 좋겠어. 제 작년에 연극 동아리를 개설해 감독을 맡았다고 얘기해줬었는데 그럴 줄 알았어. 축제 때 너네 연극 동아리가 연극한 로맨스 코미디 재밌었어. 웃긴 부분에 정확한 타이밍에 노리고 남녀 주인공이 서로 오해해 이별할 뻔했을 때는 안타까웠어. 진짜 연극장에서 연기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야. 심사해서 각 각 등장인물을 뽑은 게 제일 힘들었다면서. 넌 감독답게 각자 역할에 어울리게 뽑았다고 생각해. 근데 너도 혹시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었니? 연기하는 애들 쳐다볼 때의 모습이 뿌듯해하면서도 간절해한것 같은 눈빛이길래.
언제 나에게 애들과 갈등이 있어서 싸웠던 것도 잊을 수 있을 정도로 연기가 좋다고 했었지. 연기에 대해서 아는 게 없지만 즐기는 게 중요하다는 건 알아.
이번 년도 안으로 연기한다면서. 사람들 많이 올 것 같지 않아? 지금 그걸 기대하는 거 맞지? 친구들 데리고 꼭 올게. 만나서 제대로 인새하고 얘기 좀 하자. 물어볼 말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 그럼 다음주에 보자.


2015년 7월 31일 금요일
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