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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글

제목 역사학자 김부식 선생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
글쓴이 노윤
제가 벌써 선생님의 책을 처음으로 읽어본지 1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처음 읽을 때에는 얇은 어린이용 책에서 시작해서 역사학자들이 다시 쓴 두꺼운 책까지 일생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읽어본 역사책이 김부식 선생님의 저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게 책을 많이 읽으면서도 저는 계속해서 의문점이 생기고 지금에 와서는 감히 선생님의 역사책에 몇가지 안타까운 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제가 이러한 사고의 시작을 하게 된것은 6살 때였습니다. 그 때 저는 고구려,백제,신라 각 세개의 나라의 이야기를 위인전으로 읽으면서 백제와 신라의 이야기도 감명깊었지만 특히 고구려 위인들의 이야기를 읽을때면 가슴이 뛰고 흥미진진했습니다. 늘 중국의 침입을 막으면서 우리민족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고구려인들의 기상이 대단해보였고 그들의 용기가 정말 훌륭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몇권을 읽어보면 분명히 고구려의 이야기도 적지 않을 같음에도 불구하고 고구려의 이야기가 거의 가장 적었습니다. 그에 비해 신라의 이야기가 3배가까이 많았습니다.
물론 신라의 역사가 길었고,통일신라 부분까지 있었음을 감안하면 충분히 많을 수 있지만 제 생각으로는 고구려의 내용이 적은 것도 적은 것이지만 신라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훌륭한 업적과 이야기를 조금 축소하고 낮게 평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역사기록이란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을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기록한 사실들에 대해 그 당시의 전체적인 흐름과 상황을 최대한 고려하여 중심있게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그당시 사대를 하셨다고는 하지만 역사기록물은 후대에 후손들에게 조상들의 훌륭한 역사와 반성할 역사들을 온전히 전해주기 위해 편찬하는 것인데 이러한 중요한 기록에 선생님만의 사관을 어느정도 개입하게 되면 공정한 역사기록에 좀 어긋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선 고려사람이었지만 신라의 후손임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자신의 민족 중심으로 기록할 수 있는 것은 저도 이해를 합니다. 그렇지만 삼국시대에 아무리 세 국가가 서로 많은 갈등을 겪어왔다고는 하나 그들이 경쟁을 하면서 서로가 성장을 해왔고 부흥운동이나 발해의 건국,고려의 건국에서도 나타나듯이 그들은 모두가 한민족이라는 인식도 어느정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뒤로 하고 특정 한 국가의 업적과
기량만을 나타내려고 한다면 삼국시대 조상들의 화합의식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것 또한 저 자신만의 해석을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현대의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보더라도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삼국사기가 조금 신라중심의 역사서라고..
그러나 선생님의 '삼국사기'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역사적 사실도 우리가 몰랐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의 재미있는 역사공부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기록'을 해주신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그 사실 자체를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확한 기록이라고 하더라도 동반된 저자의 평가가 올바르지 못하다면 사람들의 올바른 역사인식에도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다 균형있고 올바른 평가가 곁들여 진다면 정말 우리민족 최고의 역사서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부탁드리건데 선생님께서 한번만 더 삼국사기를 읽어보시고 제가 말씀드린것에 해당하는 것이 있는지 생각해보아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편지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