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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글

제목 죽변중학교 58회 졸업생 후배님들께
글쓴이 안혜진
이제는 강당이 아닌 졸업식장에 앉아 고등학교를 향한 첫 발을 디딜 후배님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57회 졸업생인 안헤진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제 2학년이 되려고 하는 때에 여러분들은 3학년이라는 최고학년에서 다시 1학년이 될 준비를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비록 제가 그 자리에 참석하지는 못 하였지만 그 누구보다도 축하드리고 격려드리고 있습니다. 2012년 3월 봄. 초등학교를 떠나 교복이라는 옷과 새로운 교과서로 중학교에서 수업을 받기 시작하던 여러분들이 그 차디찬 추운 겨울 칼바람을 견뎌내시고 이제는 봄 바람과 함께 고등학교나 혹은 미래를 향한 준비를 하시기 시작하시겠죠. 제가 중학교 재학 중일 때만해도 그저 저의 동생같이 여겨져 귀엽기만 하던 후배님들은 이제 저보다도 의젓해져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12월, 그 혼란의 시기에 고등학교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하셨을 우리 후배님들 아직도 떨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정들었던 미역과 다시마같은 교복을 벗는 다는 것이 슬프면서도 기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그 교복을 차려입고서 빨리 끝나기를 바라며 투덜거렸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도 벌써 1년이 흘러 저는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즘이면 아마 다들 어느 학교, 어느 곳이 다 결정나셨겠죠. 졸업식 후에는 따사로운 햇빛을 받을 생각만 하세요. 정든 친구들과 선생님들, 학교와 작별을 고하며 눈물도 흘리시고 사진도 찍으시며 그렇게 나아가는 겁니다. 고등학교를 들어가면, 아마 많은 후배님들이 좌절과 자괴감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저역시 그랬었으니까요. 1학년 초에는 몇 번이나 울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낭딸앚; 이래나 왔던 길을 돌아보기보다는 슬퍼하지 말고 다시 앞을보고 걷는 겁니다. 즉, 그 실패를 발판삼아 일어서 주세요. 사랑하는 우리 후배님들 이제는 앞으로 몇 주간은 공부는 치워두고 후회하지 않도록 놀고 특히 독서를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로맨스,추리, 무협소설도 좋지만 보다도 인문학 서적이나 진로관련 서적으로 읽어두세요. 고등학교에서 밑거름이되고 지식이되고 발판이 됩니다. 선행학습보다는 독서를 하시라고 정말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이 말을 들으시느라 안 그래도 지겨운 식장에 앉아 고생하신 우리 후배님들, 언제가 만나면 역시 후배님들이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제 58회 졸업식을 맞아. 제 57회 졸업생 안혜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