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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글

제목 Y야, 나의 바다는 잘 있어.
글쓴이 권규린

Y! 안녕, 나야. 너에게 편지를 쓰게 되었어.


Y! 내게 선물을 해줘서 고마워. 이번 달의 나는 네가 사준 시집의 시인과 비슷한 언어로 말을 거고, 다음 달의 나는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말을 거야. 채워지지 않을 같은 나의 생각들은 삶을 고찰하는 누군가를 흉내냄으로써 조금이나마 여유를 느낄 있거든. 나는 계속해서 생각을 갈망하는 사람같고, 깊은 무서워하지만 계속해서 심연에 빠지고 싶어하는 어찌할 없는 나의 특성인 같아. 이번달의 나는 이병률이라는 시인을 흉내 내게 되었어. 시인의 말에서어쩌면 어떤 운명에 의해, 아니면 좋은 기운을가진 누군가에 의해 그만두었을지도 모를 . 그럼에도 산에서 자라 바다 깊은 곳까지 뿌리를 뻗은 나무는이라는 구절이 있어. Y. 나는 나의 모든 것들이 어떠한 것들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자라 바다 깊은 곳까지 뿌리를 뻗으면 좋겠어. 시인은 마음속 혼잣말을 그만두지 못해서 마음을 들으려고 가는 중이래. 글이라는 , 마음에 있는 마음을 꺼내고, 사랑을 언어로 표현하며 사랑을 있게 만드는 같아서 멋있는 같아. 어쩌면 글이라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것을 실존하게 만드는 행위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 내가그래서 글을 사랑하나봐! Y. 나는 너가 빛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압정처럼 하늘에 박아놓은 별같이 말이야. 동시에 너가 새벽을 외로이 보내는 별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너가 많이 외로운 별이 될거라면, 차라리 하늘 꼭대기에 올라가 하늘에 펼쳐진 별의 뒤통수를 바라보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사람은 외로움과 함께 살아가는 같긴 하지만, 너에게는 삶이 많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어.


편지는 09월달에 작성한 편지야! 10월의 나는 누군가를 흉내내며 여유를 느끼고 삶을 느낄까? Y, 나에게 책을 선물해줘서 고마워. 나는 글을 사랑하고, 내가 숨을 있게 해주는 글이라서 글을 선물받는 정말 특별해. 학생이 되고나서, 내가 맞이하던 생일 올해가 가장 생각이 많았던 같은데 신기하게도 선물을 가장 많이 받았던 생일이었어. 선물을 해준 이들에게 너무 감사하고되게 의미있게 느껴지는 같아. 책상 옆에 쌓여있는 책들을 보면, 괜히 삶의 이유가 생기는 같고 숨이 트이게 되는 같아져. 너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선물해준 만큼, 되도록이면 그것보다 많이 성장해서 좋은 사람이 될게. 좋은 사람이 뭘까? 좋은 사람이 뭔지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사람들과 소통할 있는 사람이 되어서 괜찮은 사람이 될게. 무서움을 알고, 동시에 무서워하지 않을 아는 사람이될게. 항상 말하지만,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나와 함께 있어줘서 고맙고 내가 나아갈 있는 원동력이 되어줘서 고마워. 나는 사랑을 좋아하고 삶을 살아가고 싶게 만들어주는 사람을 사랑하는데, 나는 너와 친구들 덕분에 살고 싶다고 느끼는 날이 많아졌어. 고맙고, 정말 고마워. 내가 너에게 힘이 되어줄 있을까? 너에게 힘이 되어줄 있을지 모르겠지만 힘이 되는 사람이면 좋겠어. 그리고 너에게좋은 사람이 되어주려 고민하는 사람이 될게.


Y! 편지의 대상이 되어줘서 고마워. 나의 편지의 대상은 내가 정하는 것이지만, 어찌보면 편지를 받는 상대방이 정하는 같기도. 내가 편지를 써도 되는 대상이 되어준다고 해야할까? 나에게 그런 사람이 되줘서 고마워. Y, 나는 여전히 추상적인 언어를 좋아해. 설명 없는 추상적인 나의 말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사람이 필요해서 항상 추상적인 언어로 이야기하나봐. 곁에 있을게! 언제까지나 너에게 추상적인 언어로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남을게. Y, 나는 모순적이게도 타인의 이해를 바라면서 추상적인 언어를 사용해! 그런데, 나는 아직 그런 내가 좋다. Y, 요즘 지내? 너도 여전히 너를 많이 사랑하고 있으면 좋겠다. 우리가 삶을 찾아가고 진정한 우리를찾아가는 과정을 나는 사랑하지만, 너가 너무 깊은 심연에 빠져 세상의 색도 모르게 되는 삶을 살게 되진 않았으면 좋겠어! 너의 삶은 너의 몫이지만, 너가 많이 아파하거나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Y, 삶의 의미를 찾으려 방황하고, 바뀌는 계절에도 마음이 일렁이며, 본질을 찾으려 이도저도 아닌 곳을 걷고만 있는 나와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


너의 꿈을 이야기할 가장 빛나보이던 Y! 나의 꿈은 내가 되는 거야! 우리가 빛나자고 함께 다짐하던 순간이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어. Y. 너는 살아가고 있어? 너의 삶이 바다라면, 너의 바다도 온전히 있으면 좋겠다.


너가 선물해준 시집의 이름을 빌려서 말하자면,

나의 바다는 있어!


Y, 편지의 대상이 되어줘서 고마워!




(고등학교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