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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영화감상문

제목 [서평] 『생산적 의견 대립』, 버스터 벤슨 지음, 노승영 옮김, 학고재, 2020
글쓴이 고청훈

자신의 인지 편향을 깨닫고 생산적 논쟁에 이르는 길

 

침대맡 탁자에 사흘 내내 놓여 있던 물을 마시겠는가?”
베이글을 식빵처럼 잘라도 되는가?”
아이 혼자 집에 두는 것이 법에 저촉되는가?”
모든 사람이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하는가?”
우리에게는 투표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는가?”
유령은 진짜인가?”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가?”
이민자로 인해 국경 안보에 문제가 있는가?”

 

위의 질문들에 분명한 자신의 입장이 있고 쉽게 결론에 이를 수 있는가? 자신의 논리로 반대의 논리를 제압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생산적 의견 대립>을 통해 자신의 편향과 마주할 수 있으며, 열린 결말과 다양한 가능성이 있음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상호 파괴적인 비생산적 의견 대립을 끝내고 싶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생산적 의견 대립>은 논쟁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오해 세 가지를 바로잡고, ‘생산적 의견 대립을 통해 안전’, ‘성장’, ‘연결’, ‘즐거움의 열매를 맺음으로써 서로에게 이로운 결과로 이끈다고 이야기한다.

 

의견 대립의 선물
진실 1: 논쟁은 나쁘지 않다. 논쟁은 어느 주제에 주목해야 할지 알려주는 표지판이다.
진실 2: 논쟁은 마음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논쟁은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진실 3: 논쟁에는 끝이 없다. 논쟁은 깊은 뿌리가 있으며 번번이 다시 불거져 우리의 관심을 끈다.(40)

 

잡초는 우리가 마당에서 몰아내기로 결정한 식물에 불과해요.
잡초가 어디에 쓸모가 있는지 알아본다면
마당 생태계를 더 건강하게 바꿀 수도 있어요.
죽이려고만 들지 말고 잡초야 말로 키우기가 정말 쉬운 식물이라고 생각해보세요.”(31)

 

<생산적 의견 대립>은 우리의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의견 대립을 생산적으로 바꾸는 8가지 실천 지침을 제시한다.

 

1. 불안이 어떻게 촉발되는지 바라보기
2.
내면의 목소리에 말걸기
3.
솔직한 편향 기르기
4.
자기 이야기 하기
5.
놀라운 대답을 이끌어 내는 질문 던지기
6.
함께 논증 쌓아가기
7.
중립 공간 마련하기
8.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 발딛기

 

먼저 우리 마음 속 불안은 인지 부조화를 통해 싹트는데, 의견 대립에 접근하기 위해 내면의 네 가지 목소리를 소개하고 있다. , 이성, 회피, 가능성의 목소리인데, , 이성, 회피의 목소리는 논쟁을 종결하거나 회피할 수 있지만 부작용을 만들어내며, 이 부작용으로 애초의 진전을 허사로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생산적 의견 대립을 위해서는 가능성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능성의 목소리는 힘, 이성, 회피의 목소리에서 갈라져 나온 갈등에 대처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갈등을 해소하거나 회피하는 사람들이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을 이제 인정하도록 하자. 세상의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을 단기간에 해소할 수 없다.(101)

 

우리가 가진 인지 편향으로 인해 의견 대립을 악화되기도 하기 때문에 편향을 인정하고 좋은 편향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넘겨짚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을 하며, ‘놀라운 대답을 얻기 위한 질문을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편향을 받아들이고 편향이 결국에는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필수적이고 영구적인 특징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주변 세상을 인식하는 우리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다.
이 한계를 인식하면 전체 그림에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부분들을 채우기 위해 서로에게 의지하고
우리가 놓쳤을지도 모르는 새로운 관점에 마음을 열 가능성이 열린다.(110)

 

생산적 의견 대립이 상대를 깔아뭉개고 제압하는 것이 아닌 만큼 함께 논증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이컵스의 소설 <원숭이 손>에서 주인에게 세 가지 소원을 이뤄주지만 후회할 일이 생기는 원숭이 손일화를 전하며, 자신의 관점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자신이 가진 관점의 사각 지대를 비춰봐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분의 관점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러분의 사각지대를 알려주고
여러분이 실수를 저지르거나 엉뚱한 목표를 위해 싸우지 않도록 도와줄 적임자다.(191)

 

또한 생산적 의견 대립을 위한 가능성을 위해 중립 공간을 마련해야 하고, 이러한 중립공간을 만들기 위한 7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끝으로 이 모든 것을 실천하기 위해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 발딛기를 권한다. ‘완벽하거나 공정하지 않은  세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마지막 단계가 가장 겁나는 단계이지만,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대화의 춤판을 위해 생산적 의견 대립의 기술을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라며 마무리하고 있다.

 

1. 열린 질문이 누구에게나 환영받도록 하라.
2.
새로운 생각과 관점이 경청되도록 하라.
3.
새 참가자가 환영받로고 하라.
4.
거듭 찾아오도록 격려하라.
5.
시간이 흐르면서 공간이 성격과 온기를 품도록 하라.
6.
몇 날, 몇 달, 몇 년에 걸쳐 대화가 나름의 페이스로 발전하도록 내버려두라.
7.
모든 왕국(머리, 가슴, )이 공존할 자리를 만들라.

 

건너편이 보이지 않는 골짜기 앞에 서 있을 때 어떻게 하면 건널 수 있을지
답을 상상하는 것은 현명한 일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곳에 없는 답을 보지 않고 막다른 길을 인정하는 것에 지혜가 있다는 것이
소크라테스의 생각이다.(253)

 

<생산적 의견 대립>에서는 쉽게 결론 내릴 수 없는 논쟁적 질문들이 다수 등장하는데, 자신의 인지 편향을 깨닫게 해주고, 논쟁에 대해 열린 가능성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언뜻 보았을 때는 쉽게 결론 내거나, 자신의 입장이 분명해 보이는데,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듣다보면 섣부른 결론으로 파괴적 결말에 이를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