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마당 > 글쓰기마당 > 독서/영화감상문

독서/영화감상문

제목 [서평]<데이터, 민주주의를 조작하다>, 크리스 샤퍼 지음, 김선 옮김, 힐데와소피, 2020
글쓴이 고청훈

온라인 프로파간다의 실체

 


<데이터, 민주주의를 조작하다>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조정하는 온라인 프로파간다의 실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광고 수익을 얻고자 사용자를 오랫동안 플랫폼에 머물게 하기 위해 맞춤 추천 등 사용자를 중독시키도록 고안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기능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조정하는 온라인 프로파간다 도구로 악용함으로써 여론을 양극단으로 분열 시킴으로써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수많은 집단들이 국내외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조종하려고 온라인 미디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그리고 정보 기술만이 아니라 민주주의조차 아직 생소한 나라에서는
이러한 온라인 프로파간다가 민주주의 발전에 필수적인
자유로운 언론과 정보의 유통에 더욱 위협이 된다.(180~181)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발달로 자본주의가 정보, 재화, 서비스 기반 경제에서 주의력 기반 경제로 이동했다고 이야기한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인해 자신에게 맞는 콘텐츠만을 소비함으로써 확증 편향되거나 믿을 만한 출처에 의존해 정보의 사실 여부 확인을 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반복적으로 마주친 주장에 대해서도 쉽게 받아들인다고 이야기한다.


 

소셜 플랫폼은 사용자의 관심과 참여를 최적화하기 위해 설계되고,
그들의 신뢰를 얻으려 한다.(
)
첫째로, 소셜 미디어는 우리가 정보를 소비하고 평가할 때 보다
느슨하 자세를 취하게 한다.(
)
둘째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관심과 참여를 중독 수준으로
촉진하려고 고안되어 있다.(98~99)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친트럼프, 반클린턴 여론을 형성하며 선거에 개입한 것과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하는 과정에도 개입하고 NATO의 팽창을 막고자 스웨덴에서도 펼친 여론 공작도 소개한다. ‘아랍의 봄으로 알려진 중동-아프리카 국가의 시민혁명과 필리핀 대선 과정에서 페이스북을 이용한 두테르테의 소셜 미디어 프로파간다 선거 운동도 소개한다. 그리고 미얀마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로힝야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부추기는 도구로 사용된 사례와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 국가에서 선거 공작에 사용된 사레도 소개한다.


 

전 세계의 다양한 사례를 접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국가 정보기관이 댓글 공작을 통해 선거에 개입한 사건이 오버랩되었다. 지금은 국가정보기관에 의한 댓글 공작은 없어졌을지 모르지만 지금도 여전히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물론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가짜 뉴스가 유포되고, 확증 편향되도록 선전 선동하며 정치 지형을 극단으로 몰아가는 우리의 현실은 씁쓸함을 남긴다.


 

저자는 이러한 온라인 프로파간다의 문제는 국가와 소셜 미디어 플랫폼 기업이 해결해야하는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법적, 기술적인 조치만으로는 온라인 프로파간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지적한다. 결국은 기술적인 해결책과 함께 이를 이용하는 인간이 변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온라인 프로파간다의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크고 다양하다.
가짜뉴스, 러시아와 미국의 대안 우파, 또 다른 바논과 머서 집안,
트위터 봇,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보다 더 큰 문제다.
정보가 있는 한 허위조작정보가 있었고
지구상의 어떤 사회도 이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이것은 전 세계적인 문제이며 기술에 의해 창조된 것이 아니라
기술에 의해 촉발된 인간의 문제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 세계적이고 인간적인,
그리고 당연히 기술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210)


 

저자는 이를 위해서 사용자가 자기 자신이나 공동체의 편견을 인식하고 보다 나은 입력값을 제공함으로써 부분적으로 온라인 프로파간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내가 접하고 있는 정보가 나의 확증 편향을 강화시키고, 반대 입장의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대화와 협력, 타협의 공간이 없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의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