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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영화감상문

제목 [서평]<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서병훈 옮김, 책세상, 2020
글쓴이 고청훈

'외적 행동의 자유'와 '내적 의식의 자유'를 위하여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자신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든 나쁜 영향을 끼치든 상관 없이, 즉 결과와 관계 없이 절대적인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좋은 결과가 예상되지 않더라도 개인 고유의 문제라면 개별적 자발성에 전적으로 맡겨야 하고, 다른 사람은 조언하고 경고하는데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실수를 통해 잃는 것이 있더라도 당사자의 뜻에 반해 강제할 때의 손실보다 작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행위에 한해서만 사회가 간섭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당사자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개인이 당연히 절대적인 자유를 누려야 한다.
자기 자신, 즉 자신의 몸이나 정신에 대해서는 각자가 주권자인 것이다.(36)

 

인간사회에서 누구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며,
당사자의 의지에 반해 권력이 사용되는 것도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36)

 

타인이 보기에 그에게 이익이 되는 듯해서
당사자의 뜻을 무시한 채 어떤 일을 강제할 때
발생하는 손실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165)

 

<자유론>은 절대적 자유와 개별성과 함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책임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이 책임을 다하지 않았을 때 법적, 윤리적 처벌이 이루어지는 것은 정당하다고 이야기한다. 다만 동의하기 어려운 주장은 미개 사회를 개명시키기 위해 독재적 통치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정당하다는 부분이다. <자유론>이 쓰여진 1850년대 유럽은 자신들의 세계를 문명 세계로 그 외의 세계를 미개사회로 바라보고 있어 유럽인인 밀이 이를 뛰어 넘을 수는 없었다는 점이 이해는 되지만, 현대에도 여전히 민주주의라는 미명 하에 장기 독재하고 있는 국가가 많은데, 이들에게 독재 통치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논리적 기반이 될 수 있기에 동의하기 어렵다.

 

또한 문명사회과 미개사회라는 구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유럽에 의해 촉발된 현대 문명은 화석연료에 기반해 성장했고, 2백년이 채 안되는 시간만에 지구 기온을 상승시키며 스스로의 생존환경을 파괴하고 있음이 명백해졌다. 자기 파멸적 문명 사회는 지구에서 인간의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어, 무엇이 문명사회이고, 무엇이 미개 사회인지 다시 고민하게 된다.

 

한 나라 안에서 약자들이 이런저런 강자들의 침탈 대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그들 모드를 제압할 수 있을 만큼 힘이 센 최고 강자가 하나 있어야 했다.(
)
최고 권력자가 행사할 수 있는 힘의 한계를 규정하고자 했다.
(
)권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을 바로 자유(Liberty)라고 일컬었다.()
첫째, 정치적 자유 또는 권리라고 하는 어떤 불가침 영역을 설정한 뒤,
권력자가 이를 침범하면 그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해서,
피지배자들의 국지적 저항이나 전면적 반란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한다.
둘째,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에 통용된 것이지만,
국가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구성원 또는
그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기관의 동의를 얻도록 헌법으로 규정한다.(22~23)

 

아직 다른 사람의 보호를 받아야 할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외부의 위험 못지않게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로부터도 보호받아야 마땅하다.
같은 이유에서 미개사회에 사는 사람들도 이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다.(
)
미개인들을 개명시킬 목적에서 그 목적을 실제 당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을 쓴다면,
이런 사회에서는 독재가 정당한 통치 기술이 될 수도 있다.(37)

 

<자유론>을 통해 자기 검열이라는 내부 통제에 대해서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만 관계된 행위를 함에 있어서도 많은 경우 자기 검열을 하게 된다. 누가 통제하지 않지만 스스로 통제하는 것이다. 법과 제도, 교육을 통해 학습되고 내재된 자기 통제 시스템인데, ‘외적 행위의 자유와 더불어 내적 의식의 자유까지 누리는 것이 온전한 자유임을 깨닫는다.

 

자유의 기본 영역()
첫째, 내면적 의식의 영역이 있다. 이것은 우리가 실제적이거나 사변적인 것,
과학, 도덕, 신학 등 모든 주제에 대해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양심의 자유,
생각과 감정의 자유, 그리고 절대적인 의견과 주장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말이다.
(
)둘째, 사람들은 자신의 기호를 즐기고
자기가 희망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를 지녀야 한다.(
)
섯째, 이러한 개인의 자유에서 이와 똑같은 원리의 적용을 받는 결사의 자유가 도출된다.
(
) 어떤 정부 형태를 두고 있든 이 세가지 자유가 원칙적으로 존중되지 않는 사회라면
결코 자유로운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이런 자유를 절대적으로, 무조건적으로 누릴 수 있어야
완벽하게 자유로운 사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41)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