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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문/논설문

제목 기억하고 감사하기
글쓴이 박연아

  나는 유관순 열사를 가장 존경한다. 내 이웃 집 언니와 같은 고등학교 1학년의 나이에 일본군의 총과 칼에 맞서 우리나라의 독립을 외쳤던 그 분의 용기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서대문 형무소에서 생각하는 것조차 끔찍한 고문을 당하고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져 버리지 않은 굳은 의지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가을, 역사 체험 학습으로 서대문 형무소를 다녀온 뒤 유관순 열사를 떠올리며 정말 많이 울었다. 열여덟 소녀가 참아내기에 너무 큰 아픔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 몸에 송곳이 닿는 느낌이 들어 많이 힘들었다. 너무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올 해 5월, 국립 현충원 백일장에 참가했다가 믿기 힘든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관순 열사가 무덤도 후손도 없는 순국선열들을 따로 모신 무후선열제단이란 곳에 모셔져 있다는 것이다. 자기 삶의 전부를 나라를 지키는데 모두 희생한 유관순 열사에게 자손이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와 함께 무후선열제단을 둘러 본 엄마는 눈물을 쏟으셨다. 우리 연아같은 딸 한 번 못 가져 본 유관순 열사가 너무 가엽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신 그 분께 우리가 늘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하셨다.


  나는 행복한 하루 하루를 살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의 보호를 받으며, 친구들과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수 많은 독립운동가들과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쓰신 수많은 분들의 충정이 있기 때문에 우리 가족이 있고 내가 있는 것이다. 후손이 있는 분들은 명절에 차례를 지낼 때마다, 삼일절, 현충일, 광복절이 돌아올 때마다, 기억되고, 위로와 감사의 인사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유관순 열사와 같은 무후선열들은 다르다. 우리가 잘 알 지 못해, 우리를 위해 어떤 희생을 치르고 나라를 지켜 주셨는지 감사 인사도 제대로 드릴 수 없는 분들이 더 많을 것이다. 내 짧은 지식으론 많은 무후선열들 중 일부께만 감사를 드릴 수 있다. 이런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국가안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그 어떤 훌륭한 분도 대가를 바라고 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잊혀진 상태로 있는 것이 마음 아프지 않을까? 우리는 기억하고 감사해야 한다. 거울을 보고 예뻐 보이는 모습을 찾을 나이에 끔찍한 고문에 부어버린 모습으로 우리에게 기억되는 그 분께 감사해야 한다. 자식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 번 들을 수 없었던 모든 무후선열들을 기억하고 감사드려야 한다.


  '코코'라는 영화를 보고 알게 되었다. 멕시코에서는 돌아가신 선조들의 사진을 집에 모셔 두고 늘 기억하고, '죽은 자의 날'이라는 날을 만들어 우리나라의 제사처럼 음식을 만들어 올려 놓는다. 이렇게 기억되는 모든 선조들은 죽은 자들이 사는 나라에서 영원히 살 수 있다. 나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 내가 먼저, 나 한 사람이라도 더 기억하고 감사드리겠다. 그 곳에서 꿈에도 바라던 굳건한 대한민국의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편안히 바라봐 주시길 바란다.


초등학교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