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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문/논설문

제목 430 청년학생 문화제 발언문
글쓴이 정유진

사람은 자신이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아야 합니다. 노동자는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처럼 당연히도 들리는 말이 현실에서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반도체 제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사람이 아닌 제품을 보호하는 방진복을 입고, 병을 얻었습니다.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청년의 죽음에 기업들은 책임을 떠넘기기에 열을 올렸습니다. 소프트웨어 산업 종사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의 몇 십 배를 수행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기위해서 일하는 것이지 죽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 이런 기본적인 조건들조차 잘 보장받고 있지 않는지가 궁금했습니다. 혼자서는 답을 찾기 어려웠고, 답을 찾을 수도 없었습니다. 여러 질문들을 안고 학회에 찾아갔습니다. 학회 활동을 하며 산업재해에 관한 책모임을 갖고, 메탄올로 시력을 잃은 한 청년의 삶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산업재해가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들과 원인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비용 절감과 이윤 극대화를 위한 기업의 횡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사회는 산업재해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묻고 있습니다. 안전 교육은 받았는지, 왜 그 사람은 그만 두지 않았는지, 그 일의 담당자는 누구였는지 묻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 물어야 할 것은 노동자를 탓하느라 보지 못했던, 산업재해를 만든 진짜 원인들입니다. 대학생들은 학회 활동을 통해 알아야하는, 하지만 알지 못했던 사회의 가려진 부분들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사회의 거대한 구조에 대해 탐색하고 개선해나가기에 혼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작은 불꽃들이 모이면 횃불이 되고, 혼자만의 외침이 아닌 함께하는 외침은 울림을 줍니다. 학회활동은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사회의 근본적인 모순을 바꿔나가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세상을 바꾸는 불꽃을, 세상을 두드리는 외침을 만들어 갑시다!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18학번 정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