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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문/기행문

제목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상식
글쓴이 신예림
점심을 먹으면서 티비를 켰는데, 마침 CGV에서 어제 했던 아카데미상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내주고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보기 시작했지만, 보면 볼수록 감동적이였다.
영어도 잘 못해서 알아들을수 있는 단어도 별로없고, 옆에 자막도 느리게 떴지만,
항상 연말이면 들어오던 많은 사람들의 수상소감이 오늘은 왠지 한사람 한사람 더 감동적이게 느껴졌다. 그 사람들의 얼굴엔 몹시 감사해하고 행복해하는 얼굴들이 였고, 무슨말인지는 몰라도 그냥 울컥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같이 박수를 쳤다.
보면서 내내 미국을 우리가 본받아야 하지 않나 싶었다.
물론,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다같이 기립박수를 쳐주고, 자신이 상을 받지 못했음에도 다른 수상자에게 진심으로 축하하는 박수를 건네고 너무 젠틀하고 멋있었다.
나는 영화나 드라마 시상식을 볼때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왔을때만 관심이 가고 감독상 작가상등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아카데미상에서는 감독또한 위대한 수상자이고, 모든 배우들이 진심으로 감독을 사랑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종종, 우리나라 시상식에서는 감독이나 작가님들이 턱시도 하나 제대로 입지 못한채 올라와서 금방 수상소감을 하고 가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이 자유로운 나라라서 부럽다.
거기서 많은 수상자들이 'sexy' 라는 단어를 많이 썼는데 그게 왜그렇게 재밌고 위트넘쳐 보이던지. 우리나라 시상자들은 짜여진 대본을 들고 와서 보는 사람도 민망할 정도로 어색하게 파트너가 대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자기 집인양 편안하게 걸어나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말들을 편하하게 웃으며 말하고, 소통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 시상식에 온 많은 사람들과 다 아는 사이인것처럼.
가장 좋았던것.
누구도 튈려고 하지않고, 이뻐보일려고 하는것이 보이지 않았다.
정말, 정말, 말로 할 수 없이 모두가 즐기고 행복한 축제라고 할까?

맨 마지막은 최우수 작품상이였는데, 미국 오바마 대통령 영부인이 백악관에서 스크린을 띄워 시상을 해 주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선거유세때는 입에도 맞지않은 떢볶이를 먹으러 다니고 걸리고 나서는 간간히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콘서트 이런 곳에 나오면서, 예능이나 영화라고는 절대 볼것 같지 않는 대통령. 어디서나 반듯한 정장차림.
이곳에서 버셸 오바마는 은빛 드레스를 입고 그 자리에 있는 여배우마냥 친근하게 안부를 묻고, 수상자를 발표하곤 크게 웃으며 박수를 쳐 주었다. 대통령을 엄호하는 사람들도 진심으로 활짝 웃으며 박수를 쳐주는게 느껴졌다. 얼마나 행복하고 축복받는 느낌일까?
(벗어난 이야기이긴 하지만, 얼마전 페이스북에서 사진 한장을 봤는데, 제목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이였다. 그 사진에서는 오바마와 청소부가 주먹으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장면이였다. 부러웠다. 우리나라도 제발.... 이렇게 자유롭고 평화로웠으면 좋겠다.)
그 수상작은 "아르고"였다. 그 출연진들이 나와 수상소감을 하는데 덤벙대고, 까불거리는 모습조차 감격한 모습으로 보였다. 두번째로 수상소감을 말한 남자는 자신의 부인에게 너무나도 사랑한다며 더듬거렸다. 그리고, 부인은 애써 웃으며 눈물을 숨겼다. 행복해보였다. 이 세상 누구보다도 그 부인은 행복한 여자 같았다.

최우수 작품상을 마지막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은 끝이 났지만, 내 마음에는 새로운 감동이 일고 있는 느낌이였다. 내 꿈이 훗날 영화계나 방송쪽에서 일하는 것인데, 내 이름이라도 꼭 아카데미 시상식에 올라가봤으면 좋겠다 ^^ 그 날을 위해 열심이 이 감동을 잘 지켜서 커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