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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문/기행문

제목 강진에서의 하루
글쓴이 정다현
어제 우리는 강진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요즘 내가 부쩍 여행 가는 걸 즐기는 것 같다며 엄마가 직접 권유해주셨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어찌나 기쁘던지! 우리는 아침 10시 쯤, 아빠차를 타고 강진으로 여행을 떠났다. 강진에 거의 다 도착할 무렵, 휴게실 같아 보이는 공원이 우리의 눈길을 끌어 잠시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서 한 동상을 보았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동상이었다. 우리가 갈곳도 다산 초당과 그에 관한 박물관인데 그곳에서 미리 동상을 보게 될줄을 몰랐다. 그치만 그 동상으로 아, 여기가 강진이구나 하는걸 실감할 수 있었다. 제일 먼저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시인 중 하나인 '김영랑' 선생님의 문학관을 가보았다. 작고 아담해서 둘러보기도 좋은 것 같았다. 붓글씨가 눈에 많이 띄었다. 엄마는 글씨를 보실 때마다 감탄을 하신다. 솔직히 내가 보기에는 그냥 갈겨쓴것 같은데. 뭐, 그거야 아니겠지만. 아무튼 우리는 그곳에서 한참동안 시를 감상하고 그곳을 떠났다. 그리고 이번엔 김영랑 시인 선생님의 생가에 가보기로 했다. 아담한 초가집. 선생님은 저기 저 방에서 시를 썼겠지? 방이 저렇게 좁은데 안불편했으려나? 실제 생가에 가니까 별별 생각이 내 머리속을 어지럽혔다. 그리고 집안에는 큰 바위가 있었는데 바위에는 한 시가 새겨져있었다. 내가 제일 먼저 본 시는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다. 저번 시 낭송 대회에서 이 시를 친구가 낭송해서 나도 잘 알고있었다. 시어가 참 아름다운 시지! 그런데 내가 알고있는것과는 약간 순서가 바뀐것같다고 해야할까? 좀 달랐다. 그리고 맞춤법도 일부러한건지 맞지 않는 듯 싶었다. 그래도 여기서 내가 알고있는 시를 만나니 뭐랄까 반가웠다. 그래서 사진을 아주 많이 찍었다! 그 곳을 떠나 다시 우리는 '백련사' 로 갔다. 백련사로 가는 동백나무 숲 길이 아름다웠다. 동백꽃도 꽃봉오리를 맺은게 꽤 됬다. 봄에 다시 온다면 멋진 동백꽃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백련사도 잘 구경했다. 나는 기독교라 불교랑 절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백련사만은 이름도 마음에 들고 어쩐지 괜찮아 보였다. 자, 또다시 우리는 차에 타 이번에는 다산 초당을 가려 계획을 잡았다. 그런데 가던중 철새들을 보게됬고, 얼른 차에서 내려 20분 정도 동안 망원경으로 철새들을 관람했다. 고니, 청둥오리, 두루미 비슷한 종,... 검은색 오리.... 등등 많이 있었다. 날씨는 꽤 쌀쌀했지만 철새를 보는 즐거움은 우리를 웃게했다. 아, 그리고 물론 철새들은 아주 행복하고 편안해보였다. 마치 자신들에 딱 알맞는 보금자리를 찾았다는 듯이. 우리는 곧 다시 다산초당에 도착했다. 아니 조금더 정확히 말하면 산을 올라가 다산초당을 찾았다. 가는 길이 좀 험했다. 험했다기 보다 오르막길이 많이 있어서 편하게 갈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다리가 아팠다! 유배지라 그런가? 정약용 선생님은 산 아래에 내려갈때 엄청 힘들었겠다! 하기야, 글만 썻으니 자주 내려갈 일은 없었던 것 같지만. 아, 그런데 신기한건 계단이 모두 나무의 뿌리로 만들어졌다는 것이었다! 나무들의 뿌리가 무척이나 길었다. 서로 붙고 엉키고.. 그러다 보니 계단이 만들어진것 같다. 옆 표지판을 보니 '뿌리의 길' 이라고 써있었다. 뿌리들을 구경하며 아래만 보고 다녀서 하마터면 넘어질뻔 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리곤 문득 궁금해졌다. 옛날에도, 그러니까 정약용 선생님이 살던 때도 이 뿌리의 길이 있었을까? 하고.. 그렇게 올라간 다산초당에는 정약용 선생님의 초상화가 있었다. 안경을 쓰고 계셨다. 저 시대에도 벌써 안경이 있었구나. 사실 정약용 선생님의 정 씨와 우리가족의 정 씨는 같다. 같은 정 씨 한자를 보니 뭐랄까 반가웠고 같이 안경을 쓰고 있는 나도 뭐랄까 느낌이 신비로웠다! 다시 우리는 산을 내려가 이번에는 정약용 선생님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다산 유물 전시관에 가보았다. 정약용 선생님이 쓰신 여러 책들이 있었다. 낯익은 것도 있었다. 목민심서, 경세유표, 그리고 ... 화성의궤였던가? 이 많은 책들을 쓰시다니 정말 대단한 분인것 같다. 나도 크면 꼭 저렇게 훌륭한 사람이 되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게됬다.
이렇게 다산유물전시관으로 우리의 강진여행은 끝이 났다. 가는 내내는 피곤했을 텐데 왠지 강진에 더 있고싶어졌는지 창밖만 보면서 멍때리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여행생각도 하며 추억을 되새겼다. 다음에 올때는 고려청자박물관도 가보고 싶다. 짧은 하루였지만 나에겐 무척 알차고 보람된 여행인 것 같다. 아, 지금도.. 강진에서의 일들이 생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