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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문/기행문

제목 잠시나마 복잡한 일상 속에서 벗어났던 날
글쓴이 정은비
평소에는 주말이 되면 꾸물꾸물대면서 해가 중천에 떠 있는 11시가 되어서야 눈을 비비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내가 새벽 4시 반에 기상했다. 나 뿐만이 아니라 가족들도 일어나서 비몽사몽으로 씻고 집을 나설 채비를 했다. 오늘은~ 여행 떠나는 날이니까!
딱 5시에 차를 타고 네비게이션에 우리가 갈 목적지를 찍었다. 우리가 이번에 갈 목적지는 바로 전라남도 곡성이다. 이제 차를 타고 곡성으로 출~발! 했지만 동생과 나는 너무 아침 일찍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피곤했는지 목적지에 도착하는 3시간동안 단 한 번도 깨지 않고 잠을 잤다. 눈을 뜨니까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네비게이션이 말해줘서 깜짝 놀랐다.
그렇게 첫번째로 도착한 곳은 레일바이크 타는 곳이었다. 레일바이크는 옛날에는 기차가 다녔는데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기찻길을 이용해 그 위에 자전거를 설치해서 사람이 수동으로 다리로 페달을 밟아서 앞으로 가게끔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레일바이크를 타기 전에 설레는 마음으로 다리도 쭈욱 뻗고 허리도 이리저리 돌리고 준비 체조까지 열심히 했다. 5.1KM를 레일바이크를 타고 기찻길을 달리는 체험을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햇빛이 쨍쨍 내리 쬐어서 더울 것 같았는데 하나도 덥지 않고 달리면서 맞는 시원한 바람 덕분에 몸도 마음도 상쾌해졌다. 가족들과 함께 열심히 페달을 밟아서 앞으로 쭉 쭉 뻗어나가는 느낌이 정말 짜릿하고 재미있었다.
그렇게 재미있는 레일바이크를 타고 나서 찾아간 곳은 바로 기차마을이었다. 증기기관차에 올라타서 사진도 찰칵 찍고 영화 촬영지로 사용되는 옛날의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곳도 갔었다. 엄마 아빠는 정말 옛날 그대로라며 반가워하신 반면, 동생과 나는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때마침 장미축제를 하는 기간이어서 다양한 장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딱 들어서자마자 장미 향기가 풍겼다. 원래 우리가 알고 있던 빨간 장미부터 주황 장미, 노란 장미, 분홍색, 보라색, 흰색 각양각색인 장미들로 천국에 와 있는 것 같았다. 여러 장미들을 둘러보았는데 그 중에서 나는 특히 노란색 장미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색깔이 샛노란색으로 정말 선명하게 들어있는 게 위풍당당하게 우리를 맞이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온 몸이 장미 향기로 물들어있는 그 즈음에, 어디선가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장미축제 옆에 작은 규모의 놀이공원이 있었던 것이었고 그것은 다름아닌 바이킹을 타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아닌 환호성이었다. 갑자기 바이킹이 타고 싶어졌고 동생보고 같이 타자고 했다. 동생은 초등학생 5학년인데 아직까지 한번도 바이킹을 타보지 못한 순수한 소녀였다. 동생도 바이킹이라는 놀이기구를 놀이공원에 갈 때마다 타고 싶어했지만 막상 타려고 하면 간이 콩알만 해져 나만 타라고 했다.
오늘이야말로 그토록 타고 싶어했지만 타지 못했던 바이킹을 타보는 날이었다. 동생의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잡고 바이킹의 가운데에 탑승했다. 나는 맨 뒤쪽으로 가고 싶었으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타보는 동생이 혹시라도 바이킹을 타다가 심한 충격을 받을까봐 배려해서 시시한 가운데에 타게 되었다.
드디어 바이킹이 출발했고 동생은 올라가서 슈융 내려갈 때마다 고함을 꽥 꽥 질러대었다. 나도 처음에 탈 때 저랬다는 게 생각나면서 너무나도 무서워하는 동생이 안쓰러웠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가운데에 타서 좀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동생이랑 처음으로 같이 바이킹을 타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지글지글 석쇠불고기로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난 후,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지쳤는지 동생과 나는 3시간의 그 긴 시간동안 또 다시 한번도 깨지 않고 잠에 빠졌다.
이제부터는 또 다시 기말고사 시험 준비 기간이다. 시험기간을 준비해야 하는 복잡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겠지만 잠시나마 자유를 느끼고 일상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좋았고 즐거웠고 재미있었고 행복했던 날이었다.
이제는 놀이동산에 가면 동생이랑 같이 바이킹을 타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