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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소설

제목 나의 이름
글쓴이 최유빈
나의 이름


5학년 최유빈

"달순이 아줌마! 으히히히히히"
여자 아이들 놀리기로 소문난 경수가 달순이를 놀립니다. 약이 오른 달순이는
"야! 박경수 너 잡히면 죽어!"
라고 힘껏 외칩니다. 이제부터 달순이와 경수의 달리기 시합은 시작됩니다. 달순이가 이리저리 뛰어다녀도 달리기 빠르다고 소문난 경수는 달순이의 손을 피해 이리저리 재빠르게 도망쳐 다닙니다.
달순이의 손에 경수의 옷자락이 잡힌다 싶으면 도망가 버리고 거의 다잡았다 싶으면 종이 치고 선생님께서 들어와 수업 준비를 하십니다.
달순이가 자리에 앉았는데도 뒤에서 혀를 내미는 경수를 본 달순이는 끝내 울음을 터뜨립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달순이는 학원도 가지 않은 채, 동네 놀이터로 갔습니다. 모래성을 쌓는 어린아이들도 있고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도 모이셔서 이야기를 나누십니다.
그네에 앉은 달순이는 그네를 발로 힘껏 밀었습니다.
계속 타고 있던 달순이는 그것도 실증이 났는지, 발로 그네를 멈췄습니다. 그러고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 이름은 왜 그 많은 이름 중에 하필 달순  
일까? 이름이 그렇게 촌스러우니까 남자 아
이들이 막 놀리잖아 엄마 아빤 왜 그런 이
름을 지어 주셨을까?'
해가 서산으로 지려고 하자 달순이는 힘이 없는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을 먹으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마다 한채 별이 잘 보이는 다락방 창가에 몸을 기댔습니다.
'엄마 아빤 언니한테는 수미라는이쁜 이름을 지어 줬으면서 왜 나에게는이달순이란 이름을 지어 준거야! 엄마 아빠 미워.'
저 멀리서는 저녁을 다 먹고 과일을 깎아 먹는 엄마 아빠 언니의 웃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혹시 엄마 아빠 내가 이러고 있는걸 알고   계시면서 모른 척 하시는 건 아닐까? 에이 아닐꺼야. 그럴 부모님이 아니야. 하지만 한 번 부탁이라고 해 봐야겠다.'
달순이는 엄마 아빠에게 다가갔습니다.
"엄마 저 이름 좀 바꿔 주면 안돼요? 언니는 이쁜 이름을 지어 줬으면서 나한테는 왜 달순이라는 이름을 지어줘요? 그러니까 저도 이쁜 이름으로 바꿔 주세요. 네?"
깜짝 놀란 엄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어머, 얘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이름을 바꿔 달라니, 절대 안돼. 어디 함부로 부모님이 지어주신 소중한 이름을 바꿔 달라는 거니? 절대 안 된다!"
"엄마~ 우리 반 남자 아이들이 얼마나 놀리는지 아시기나 하세요? 항상 달순이 아줌마, 아줌마 정말 지긋지긋 하다구요. 이름을 바꾸면 남자 아이들이 절 놀리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바꿔 주세요, 네?"
"안돼, 달순이란 이름으로 남자 아이들이 왜 놀리겠니? 달순이란 이름이 얼마나 예쁜데... ... 그러니까 이름 바꾸려는 생각은 하지도 말아. 그런 생각할 때 공부나 더 열심히 해. 알겠어?"
달순이는 아무리 떼를 써봐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는 엄마, 아빠가 너무 너무 미웠습니다. 아무런 대책이 세워지지 않았던 달순이는 자기를 자꾸 놀리는 남자 아이들이 너무너무 밉게 생각이 되었습니다. 내일 학교에 가면 또 놀릴게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휴, 엄마 아빤 소용이 없고, 그런 내일 또 남자 아이들한테 놀림을 받을게 뻔한데... ... 그럼 엄마 아빠한테 전학이라도 보내 달라고 부탁 해 볼까? 아니야. 어차피 안 될게 뻔해. 어휴, 정말 어떻게 하지?"
  곰곰이 생각하고 있던 달순이는 너무 피곤했었는지 곤히 잠이 들었습니다.
한편, 엄마 아빠께서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여보, 달순이가 이름 때문에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은에, 우리가 이름을 좀 바꿔 줄까요?"
"그런데 그런 일로 꼭 이름을 바꿀 필요까진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요. 달순이가 남자 아이들 한테 놀림을 많이 받았나 봐요. 사실 저도 그랬어요. 제 이름이 좀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초등학교 시절에 남자 아이들이 곰탱이라고 얼마나 놀렸는지 아세요? 그래서 저는 달순이 심정 이해할 수 는 있어요. 그래서 전 이름을 바꾸는 건 그리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너무 이르니까 우선 더 이야기를 나누어 본 다음에 결정하도록 합시다."
"네."
다음 날 아침, 어제 저녁밥도 안 먹고 아침밥도 거의 먹지 않은 채 학교로 온 달순이는 기운이 없어 엎드려 있었습니다. 달순이와 제일 친한 경희가 와서 달순이에게 살며시 말을 걸었습니다.
'달순아, 너 무슨 일이라도 있니?"
"으응? 아무 일도 없어. 걱정해 줘서 고마워."
"너 혹시 이름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 너 얼굴 보니까 다 알수 있는걸?"
"사...사실은 달순이라는 이름이 촌스럽고 이상해서 그래."
"너에게 아직 말을 못했는데, 사실 난 네 이름이 너무너무 부러웠어."
"그게 무슨 말이야? 에이 농담이겠니."
"아니야. 네 이름은 너에게 정말로 어올려. 넌 통통한 스타일이잖아? 그러니까 달순이란 이름은 너에게 정말로 어울어. 그에 비하면 경희란 이름은 나에게는 어올리지 않는 것 같아. 그래서 네 이름이 정말 부러웠어. 나도 나에 대해 표현해 줄 수 있는, 다른 사람이 나의 이름을 들으면 금방 누구일 것 같다는 걸 생각 할 수있는, 그런 이름이 갖고 싶었거든. 그래서 널 부러워 했었던 거야. 그러니까 너도 달순이라는 이름도 정말로 너에게 어올리는 이름이라는 걸 알게 될꺼야."
달순이는 자신의 이름이 자기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자신에게 잘 어올리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 이름은 이상하다고 나쁜 이름만은 아니야. 좋은 이름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이름이었어.'
"경희야. 이제 나의 이름이 얼마나 내게 얼울리고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어. 정말 고마워."
달순이가 집에 돌아오자 엄마 아빠께서는 웃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아빠와 내가 의논해 봤는데, 네가 달순이라는 이름 때문에 고생하는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단다,. 그래서 네 이름을 바꿔 주기로 했단다. 수진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야."
오늘이야 이름을 소중함을 깨닫고 집으로 온 달순이는 깜짝 놀랐지만 자신있게 대답했습니다.
" 엄마, 아빠 괜찮아요. 학교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달순이라는 이름이 제게 얼마나 소중하고 제게 어울리는 이름인지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엄마, 아빠 이달순이라는 좋은 이름을 지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렇게 되었다면 다행이구나 네가 너의 이름이 얼마나 소중하고 네게 어울리는지 알게 되었다면  말이야."
지금 달순이의 마음은 많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