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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시

제목
글쓴이 권규린

바람소리만이 내 귓가를 훑고 지나간다.

달 너머에는 내가 있다.

바람소리를 듣지 못하는 저 인간이 나인가


바람소리를 듣고도

달 너머를 바라보는 내가 나인가.


시간의 흐름이 내 귓가를 훑는다.

달 너머에는 내가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아서

낯선 사람처럼 주변을 어색하게 둘러본다.


바람소리가 나를 태우고

달로 향하면

여기 있는 나는 사라지니


저기 저 달에 있는 사람이

나라는 말인가.


햇빛에 숨고 달빛에 숨는 저 자가

마음이란 마음은 다 훔쳐가니

오늘 같은 날에 괜히 미워지는 달이다.


오늘 같은 날은 눈 감고 싶은 밤이다.


(중학교 3학년 권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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