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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시

제목
글쓴이 이명희

                         -이명희

흙을 밟으러 나간다


기세등등하던 동장군의 칼바람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온수매트의 꼭 알맞은 온온함이

어깨 위에 내려있다


흙이 윤이나 빛난다


두텁한 가디건을 벗어

허리에 두르고

기다린 스카프를 풀어

실바람에 얄랑인다


흙먼지 피어나 아롱거린다


흰 분가루 곱게 발라 봄내음 몰씬대는

어린 쑥잎이

삭정이들 사이로

수줍게 고개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