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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시

제목 바다가 쏘아올린 편지
글쓴이 허가은

나는 너를 언제나 닮고 싶었다

너의 그 푸르름도 맑음도

가끔 드리우는 먹구름까지도

모두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

너를 따라하곤 했다

너와 비슷한 그 무언가라도 되고 싶었다


그렇게 해도 그렇게 해도

난 널 비추기만 할 뿐

네가 될 수 없고 네게 닿을 수도 없다


나의 깊음은 유한하지만

너의 속깊음은 광활한 우주의 그것이구나


서러움에 파도를 울컥울컥 토해낸다

마음이 부서졌다 사라졌다 다시 생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런다


무슨 느낌이야?

몇 억 몇 조의 별들의 빛을 품은 건

뜨거운 태양과 그 유사한 무언가들의 따스함을 온 몸으로 받는 건

네 곁에 네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너를 사랑하는 건


나는 너를 동경하고 사랑하고 가끔 증오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의 속좁음에 혼자 치를 떤다

또 다시 파도가 일렁이고

마음이 부서졌다 사라졌다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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