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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북클럽1기] 캉탕
글쓴이 최현숙

#캉탕 ㅡ 이승우 지음


현실을 피해 다른 곳으로 떠나는 사람.

배를 타고 가다 멈춰진 곳에서 정착하게 사람.

한 없이 길을 찾아 헤매는 사람.


그들이 머물러야 할 섬 캉탕.


한중수는 J의 추천으로 J의 외삼춘이 머무는 캉탕에 왔다.

힐링하기 위해.

세이렌의 노래에 이끌려 캉탕에 정착한 J의 삼촌은 이 곳에서 20년째 살고 있다.세이렌의 노래를 부른 여인을 찾아, 그녀와 함께 살게 된 것이다. 아주 평화롭고 여유있게...

그래서 한중수에게 서울을 떠나 조금 여유있게 지내라고 보낸

것이다. .

.

P47

"되도록 멀리. 그래야 있었던 곳을 제대로 볼 수 있으니까.

되도록 낯설게. 그래야 낯익은 것들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까. 되도록 깊이. 그래야 다른 나와 만날 수 있으니까."


한중수가 필요한 삶은 지금과 다른 삶. 그래서 떠났다.

그리고, 도착해서 본 J의 외삼촌은 달랐다.

시간의 흐름때문인지...

이 곳에서의 삶이 달랐기 때문인지... 이곳에서 머물며 걷기를 즐겨하게 되었다.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많았던 고민들이 조금씩 사라지며 내면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자아 찾기.

인생은 그런건가...

열심히 노력하는 지금. 내가 무엇을 원하기에 이렇게 하고 있는건지...

여유있는 물고기잡이의 이야기가 떠오랐다.

미래의 여유를 위해 지금 희생하라...

그것은 가치 없는 일. 지금 내가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


아빠를 보낸 후...

걷는걸 멈추었다. 나도 아빠처럼 될까봐 겁이 났었다.

그런데, 읽는 책마다 걸어다니라고 한다.

한중수가 필요한 것도 낯선 곳에서 걷기.


P66

낯선 언어 속으로 들어가는 것. 그것은 자기를 객체로, 남으로, 낯선 이로 만드는 것과 같다. 그것은 있던 익숙한 세계로부터 자기를 숨기는 행위이기도 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자기를 숨기는 행위이기도 하다. 세계는 그를 알아보지 못한 뿐 아니라 그 자신도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완벽한 숨음이다.


J삼촌 핍. 그를 유혹한 '나야'

이렇게 핍은 낯선 곳에서 나야와 함께 새로운 핍으로 살게 된 것.

고국에서의 모습과 전혀 다른 삶.

완벽한 숨음.


나에게 필요한 것도 완벽한 숨음일까?

지쳐있는 나에겐 무엇이 더 필요한 걸까?


책을 읽으며 생각이 더 많아졌다.

그리고,


말하기. 쓰기. 듣기.

P178

어렵게 말하는 사람에게 알아듣기 어렵게 말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렵게 말하는 사람은 쉽게 말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일 뿐이다. 쉽게 말하는 사람의 거침없음이 그에게는 없다.

권력자나 바보는 고백을 모른다. 고백은 비밀을 가진 자의 문장인데 권력자와 바보에게 비밀이 없기 때문이다.


한중수는 캉탕에서 자신을 비우게 되었다. 해임받은 선교사에게 고백을 하며 마음의 짐을 벗은 것이다.이로서 그의 이명도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고...

타나엘은 자신의 과거를 한중수에게 말하기를 통해 쓰기를 하면 가장 깊은 곳에 숨겨둔 자신의 죄와 마주하게 되었다.

핍은 자신을 살아가게 해준 나야를 잊지 못해 병원에 매일 찾아가 그녀와 비슷한 환자에게 책을 읽어주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모두가 자기의 과거를 마주하지 못 했던 사람들...

J라 칭하는 친구...

모든 것을 예견하듯 연결 된 얘기 속에서 캉탕은 에덴동산이 되고

J는 신Jesus 가 되었다.

#모비딕 의 이야기로 시작 되어 #오디세이아 로 연결되는 캉탕.

모든 것을 알고 신에게 보내는 기도


P236

'죄옥ㆍ 구원'이라는 신학적 주쥐를 성찰하고 있다. 우리는 어디로 걸어가고 있는가. 그 걸음이 곧 삶이고 걸음의 끝에 우리의 죄가 있다고 할 때,삶은 곧 우리 자신을 향한 수행일 것이다.


처음에 읽기 시작하면서 자신을 성찰하는 이야기로 받아들였는데...

신에게 다가가는 이야기였다.

자신의 과거를 마주 할 수 없는 그들에게

용서의 기회를 주는 J.


가볍게 읽은 책이지만 묵직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소설.

이승우 작가님의 글은 이렇게 묵묵히 큰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