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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북클럽2기] 깊이에 눈뜨는 시간
글쓴이 이숙례

책을 고를때 제목의 영향을 참 많이 받는 것 같다. 제목이 마음에 들면 그 책에 자꾸 마음이 머물고, 결국 구입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도 그런 이유로 장바구에 얼마동안 담겨 있었던 책이다.(제목만 보고 끌린 책은 바로 결재하지 않으면 그대로 장바구니에 한참을 담겨 있는 단점이 있다.)

그러다 한국독서문화재단이란 좋은 곳을 알게 되었고 그곳을 통해서 이 책을 받아 볼 수 있었다.

깊이에 눈뜨는 시간.

제목이 정말 멋졌다.

그런데 첫페이지를 열자마자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았다.

따뜻한 사진과 함께 있는 몇 구절들이 내 마음에 콕 박혀서 좀 더 머물다가라고 붙잡는터에. 한페이지 한페이지 뿌리치기가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놓지 못해 하루를 조금 넘겨 단숨에 다 읽어버린 책.

표지가 정말 이쁜데, 장마로 인해 책이 습기를 머금어 꾸물꾸물해졌다 ㅠㅠ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는 자신만의 삶의 철학을 '삶의 단순한 리듬'이란 표현으로 얘기해놓았고, 2부는 쓰는 삶, 3부는 자신만의 정원이 있었다.

어떤 때는 책으로, 어떤 때는 영화로 자신의 생각들을 표헌한다.

매일 책을 읽으면, 좋은 영화를 보면 일상과 떨어트려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저자의 단단한 일상들로 여러 책과 영화가 이 책에서 다시 살아난다.

삶에 대한 정성[ ' 매일 해야 하는 일에 정성을 들이는 시간은 삶이 색을 입는 순간(p.35)'] 서두르지 않는 마음. 자신에게 다정함. 자신의 한계를 알아채는 겸손함. 자신으로 사는 삶에서 오는 단담함.

1부에서 본 저자의 삶의 리듬이다. 내가 닮고 싶은 모습이기도 하다.

감당할 수 있는 것만 하기로 했다. 문제들을 끌어안고 끙끙거리면서 그게 열심히 사는 거라고 착각했던 어리석음을 버리기로 했다. 물건이나 일 앞에서 복잡하고 피곤해질 때마다 지금 이것들이 내게 꼭 필요한가를 살폈다. '정리하기' 자체도 정리가 필요했다.

...

'심플라이프'보다 중요한 것은 '나답게 살기'

p.50


2부에서는 자신을 그렇게 만든것이 읽고 쓰는 것때문이었다고 얘기한다.

버지니아 울프가 자주 등장하는데 <어느 작가의 일기>는 구입해서 읽어보리라 체크해뒀다.

저자의 프로필을 봤을때 블로그 닉네임을 보고 어? 어디서 많이 들어본거 같은데,하고 지나쳤다가 2부에 블로그 얘기다 다시 등장해 찾아보니 예~전에 이웃을 맺고 글들을 염탐하던 '단어벌레'란 닉네임을 쓰시는 블로그 이웃이었다.

와.

블로그 이웃으로 어떤 교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더 반가운 느낌.

116페이지에 언급한 <3시의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1년동안 매일 오후 3시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그림과 짧은 글로 엮은 책인 <3시의 나>라는 책을 보고 자신도 그렇게 해보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다는 글을 써놓으셨는데, <3시의 나>가 나에게도 잊혀지지 않으니 조만간 시도를 해볼 듯 하다.

3부에서는 마당의 정원이 등장하는데, 아 너무 멋있었다. 사계절을 느끼며 사는 삶. 문만 열면 텃밭이 있는 곳. 우리 엄마에게 선물해줘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건 3부 영향이 컸다.

이 책에 언급된 책들도, 일상에서 끌어올린 저자의 깊이 있는 통잘도, 너무 좋았던 책. 이 책을 읽고 나도 조금이나마 깊이에 눈뜨는 시간을 가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