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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북클럽2기]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 요조, 임경선
글쓴이 김지인

임경선 작가의 에세이는 딱 한 번 읽어 봤고, 요조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아는 것 별로 없었지만 추천을 받아 읽기 시작했는데, 편지로 솔직하고 다정다감한 이야기가 전해져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이 좋은 글을 어떻게 기록으로 남길까 고민하다,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표시하고 그 밑에 내가 작게 적어둔 짧은 글들을 모아서 쓰기로 했다. 임경선 작가와 요조 작가가 서로에게 편지를 썼듯,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남기는 짧은 코멘트, 그런 느낌으로,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분명한 해나 민폐를 끼친 게 아니라면, 세상의 기준이나 타인들이 만들어내는 잡다한 소음에 휘둘릴 필요가 없더라. 솔직하면 살면서 피해 보는 일들이 많더라. 그런데 솔직함을 드러내지 않을수록 진짜 나를 잃어버리는 기분이었다. 이 딜레마 속에서 어쨌든 솔직함을 택하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다는 말에, 내 신념을 지니기로 했다. 매사에 솔직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척 힘들다는 걸 이미 경험을 통해 알기 때문에, 임경선 작가가 더 대단해 보인다. 


까먹기 전에 얼른 말할게요. 너무 사랑하는 언니가, 제가,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당신이 여기 있어요. 있을 때, 잘해야 해요.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위안이고 행복인지. 편지 속 대화를 통해 답을 찾아 나가는 임경선 그리고 요조 두 사람의 관계가 높고 단단한 성벽처럼 보였다. 그 누구보다 서로의 소중함을 알고 매사에 인연의 감사함을 표현하는 둘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분에 대해 섬세하고 예민하게 스스로를 지켜내야만 해. 우리는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해. 아무튼 내가 나의 생각을 존중하는 만큼 상대의 생각도 존중은 하되, 휘두르지도 휘둘리지도 말자.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게 약간 서글프긴 하지만, 존중과 침해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한 적은 없는지, 침해당한 적은 없는지 되돌아보고 또 되돌아본다. 인간관계란 참 어렵지만, 사람에 따라 다정하고 감동적인 침범이 될 수도. 나도 누군가에겐 이런 존재일까?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시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도, ‘핵인싸’가 아니라고 해도, ‘한물갔다’고 손가락질받는다 해도, 좋아하는 일을 독립적으로 하며, 남의 눈치 보지 말고 너끈히 자유롭게 살아가자. 자유엔 책임이 따른다. 이따금 책임지는 것이 두렵고 무서워서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일 찾아가며 즐기고 싶다. 너끈히, 자유롭게. 이 두 마디가 나에게 주는 위안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이 모든 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