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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북클럽2기]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모든 것들은 전부 시 안에 있다
글쓴이 윤영옥



이 책이 저를 이리 울릴 줄 몰랐습니다.
밤에 책을 읽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연신 코를 풀어댔더니 다른 방에 있던 남편이 뭔일 있나 나와보더라고요.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그건 밥벌이, 돌봄, 건강, 배움, 사랑, 관계, 소유 안에 들어있는데요.


정말 그 모든 게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이고
시가 인생을 얼마나 아름답게 슬프게 담아 놓았는지를 책을 읽으며 느꼈어요.


특히나 아이와 부모의 관계는....

제가 엄마가 된 후 '아이' 이야기는 어떤 상황에서든 눈물 꼭지가 아닐 수 없어요.


절대로 아이가 있는 삶이 옳고 아이가 없는 삶은 그르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아이가 있는 삶과 아이가 없는 삶이 '완전히' 다른 것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내가 엄마가 된 이후 나의 엄마의 마음도 짐작할 수 있게 되었으니
아이 이야기와 부모 이야기는 정말 최루탄이에요.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굉장히 감사해야 할 복(100쪽)'이라는 구절에서

저는 얼마전 제가 겪은 일이 떠올랐어요.


아이와 길을 걷다 떠돌이 개를 만났을 때.
그때 정말 저는 오로지 애를 지켜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아이를 안고 개를 피해 도망가는데,
개가 제 다리를 물었을 때도 아이가 아니라 내가 물려서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물렸지만 다행히 상처는 아주아주아주 경미합니다.)


​그후 이 책을 읽으니.... 부모님이 생각났어요.
만약 제가 어릴 때 저와 엄마 또는 아빠가 같은 상황에 있었다면,
분명 엄마아빠도 본인 아닌 저의 무사를 택하셨겠죠. 그런 분들이시니.


제가 저의 아이에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제가 그런 희생 정신(?)을 타고 나서가 아니라
저희 부모님께 그런 사랑을 받고 자라서라는 걸 책을 읽고 깨달았어요.
엄마아빠 덕분에 제 아이가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놀라실까봐 그 말씀은 안 드렸는데, 이 글 읽고 알게 되실 테니 글을 빌려 말씀드립니다.

엄마아빠, 감사합니다.

(어흑, 이 글 쓰는데도 왜 이리 눈물이...ㅠㅜ)


저는 학부 졸업한 대학과 다른 대학으로 대학원 진학을 했는데요.
첫날 오리엔테이션에서 학과 교수님들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나요.


​'우리를 교수님이라고 부르지 마라, 우리를 선생님이라고 불러라, 우리는 여러분들에게 교수가 아닌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말씀이셨어요.


정재찬 교수님도 앞으로 저는 정재찬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네요.
제게 시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신 선생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