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마당 > 글쓰기마당 > 글나라북클럽

글나라북클럽

제목 H마트에서 울다
글쓴이 박선주



소설같은 에세이를 읽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작가가 혼혈인으로서 미국에서 자라면서 방황하고 엄마와 갈등하고 또 젊은 나이에 엄마의 암 투병을 목격하고 보호자로 생활하며 겪은 이야기들, 엄마의 죽음 후 엄마가 해주시던 한국요리를 하며 스스로를 치유해가는 이야기이다.


음식에 대한 묘사와 투병생활에 대한 자세한 묘사로 이 가족의 구성원이 된 것 마냥 며칠 작가와 함께 생활하고 경험한듯 기분이 생생하고 우울해졌다.


엄마의 죽음이란 어떤 것일까. 상상만 해도 힘이든다. 하지만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도 내가 부모님 먼저 죽지 않는 한 그 일은 일어날 것이고 작가처럼 내 스스로가 나를 치유하고 보살필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작가가 H마트에서 엄마를 떠올리고, 요리를 하며 엄마를 추모하는 것처럼 나는 내 엄마의 죽음 이후 어떤 곳에서, 어떤 상황에서 엄마를 떠올리게 될지 생각해보았다.


이 책은 나의 엄마의 죽음 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엄마인 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나의 딸, 아들은 내 죽음 앞에 무엇을 떠올릴 것인가. 이 두 아이를 두고 떠나는 엄마의 마음은 어떠할까. 이런 것들을 떠올리니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애틋하고 소중해졌다.


'내가 누군가에게 이런 존재가 될 수 있겠구나'


p.62 우리 엄마가 바로 이런 사람이다. 언제나 열 발짝 앞을 내다보는 사람. 엄마는 단숨에 그려볼 수 있었다. 평생 다이어트의 압박에 시달리는 외로운 삶을.


p.79 내가 좋아하는 피터의 모습 중 하나는 진짜 좋아하는 걸 먹을 때 눈을 꼭 감는 것이다. 마치 여러 감각 중 하나를 차단하면 나머지 감각들이 더 증폭된다고 믿는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나서 상실에 대해 경험하고 치유하는 것 보다 이런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고 미래에 다가올 그 상실에 대해 미리 생각해보고 준비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마음의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다.

* 이 도서는 (사)한국독서문화재단의 독서문화사업으로 지원받았습니다

#글나라북클럽 #한국독서문화재단 #글나라넷 #책추천 #H마트에서울다 #미셸자우너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