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북클럽2기] 지구에서 한아뿐-정세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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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다운 |
#지구에서한아뿐 #정세랑
어디선가 망원경으로 날 보고 있을 우주인을 떠올리며
지구인과 외계인의 러브스토리라 하여 거부감이 들어, 유명세를 탄 내내 이 책을 들춰보지 않았었다. 왠걸, 읽다보니 너무좋아서 놓고 싶지 않았고, 끊어지고 나서도 계속 이들이 생각났다.
환경을 사랑하고 저탄소 생활에 앞장서는 한아는 바깥으로만 도는 못된 남자친구 경민과 오랜 연인이었다. 어느 때처럼홀연히 해외로 떠난 경민은 아주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온다. 아니 한 외계인이 경민으로 돌아온다.
☑️외계인과의 조우가 이질감이 들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외계인 경민이 외관상 인간의 수트를 입고 행색을 잘 했기에, 지구와 우주에 폐를 끼치지 않는 친우주적 행동을 했기에 매우 편안하게 읽어졌다.
☑️밤마다 외계인 경민과 망원경으로 우주의 여러 행성을 구경하는 한아가 참 부러웠다. 하늘의 별과 달만 보아도 묘한아름다움에 빠지는데, 행성에 사는 여러 외계인들의 생활과 환경을 관찰하는 게 얼마나 멋질까. 읽는 내내 어디선가 정말외계인이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았다.
☑️환경을 사랑하듯 서로를 배려하고 아껴주는 경민과 한아의 모습이 참 예뻤다. 먼 우주에서 애초부터 한아를 사랑해왔던 외계인 경민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보여줬다. 8만년의 시간이 남은 외계인 경민과 기껏해야 5,60년을 더살 한아는, 하루 하루 서로의 곁에서 보듬으며 살았다.
☑️소중한 추억이 담긴 옷을 아름답게 재탄생시켜주는 한아, 배가 아파 떼거지로 해안가로 올라온 고래와의 대화와 치료, 옥상에서 저탄소 자재, 음식을 선 보인 결혼식 등. 화학 연료를 최소화하고 환경 파괴를 줄이는 생활들이 돋보이는 지점들이 많았다. 모두가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제안이라 생각되었다.
-그거 알아? 내가 너한테 반하는 바람에, 우리 별 전체가 네 꿈을 꿨던 거? 하지만 첫번째로 널 보고 널 생각한 건 나였기때문에 내가 온 거야. (101쪽)
-나는 탄소 대사를 하지 않는데도 네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싶었어. 촉각이 거의 퇴화했는데도 얼굴과 목을 만져보고 싶었어. 들을 수 있는 음역이 아예 다른데도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너를 위한, 너에게만 맞춘 감각 변환기를 마련하는 데 긴 시간이 들었어. (104쪽)
-돌아올 거라고 믿었는데 그걸 믿는 날 믿을 수가 없었어. 믿으면서도 전혀 믿을 수가 없었어. (215쪽)
-한아는 그 순간의 두 사람이 얼마나 완벽하게 꼭 들어맞는가를 가만 느끼고 있었다. 우주가 그들을 디자인했다. 재단하고완벽한 스티치로 기웠다. (2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