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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북클럽 1기]ㅡ 태고의 시간들
글쓴이 최현숙

태고의 시간들...

처음부터 장소도 시간도 아무 의미가 없던 것이다.

태초에 세상이 만들어진 그 때나

문명이 발달되어 바쁘게 살아가는 지금.


내가 느끼는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고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살아가면 된다는 걸 알게 해준 책.

그녀의 글을 읽다보며 무생물도 생명이 있다고 믿게 되며,

때로는 인간이 생명도 없는 존재도 느껴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상대적으로 흐르는 시간.

사과 나무에게 맞는 시간의 흐름이 있고,

배 나무에게 맞는 시간의 흐름이 있다.

사계절을 느끼며 사는 나라가 있고,

더위만 느끼며 사는 나라도 있다.


그들은 자신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시간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깨어있는자가 자각하여 이탈하면...

그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전혀 다른 세상으로...

추위만 느끼는 북극이 될지...

숲이 무성한 열대우림 속에 파묻혀서 살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다른사람의 세상을 엿보지도 참견하지도 않고

자기 세상이 이 모든 우주의 전부로 알고 있다.



P275

나무가 죽으면, 아무런 의미도 감흥도 없는 그의 꿈은 다른 나무에게

전달된다. 그렇기에 나무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 존재에 대한 무지가 나무를 시간과 죽음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기 때문이다.



P309

인간은 자신의 고통 속에 시간을 묶어놓는다. 과거 때문에 고통받고,

그 고통을 미래로 끌고 가기도 한다. 인간은 이런 식으로 절망을 창조한다. 하지만 랄카는 단지 이곳에서 지금 이 순간을 견딜 뿐이다. 인간의 생각은 시간을 삼키는 것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시간의 흐름뿐 아니라 죽음도 다르게 보았다.

인간은 자신에 대한 집착때문에 과거의 고통 속에 계속 머물러 있지만, 나무는 죽음조차 의미 없게 만들었다. 그의 꿈이 다른 나무에게 전달되어 끝없이 이어지기때문에 시간까지 속박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자신에 대한 집착을 놓는 순간 느끼게 된다. 나무와 같아질 수 있음을...

우리는 우리의 자식을 통해 꿈을 전달하고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비울수록 느껴지는데...

채울수록 감정은 무디게만 된다.


철학책을 읽은 듯.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내 삶 또한 내가 어찌 흘려보내고 있는 모를 시간들...

그 시간의 흐름조차 초월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