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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태인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쥐 한마리
글쓴이 김다운

아버지의 말씀을 녹음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그 날들


아트 슈피겔만은 유태인 대학살로 끔찍한 젊은 시절을 보낸 아버지를 두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 당시 부유한 가문 출신이었으나, 유태인 대학살이 시작된 이후로

가문이 몰락하고 가족들이 고문과 학살로 죽음을 당한다.

아버지 블라덱은 40이 넘어 아트 슈피겔만을 낳았고, 그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지독하게 구두쇠에다 신경쇠약을 겪고 있으며, 어머니마저 자살하게 만든 근본인이 아버지라고 말이다.


그러던 중 아버지에게 히틀러 치하에서 겪었던 일들을 남겨 만화로 그려보고자 한다.
엄청난 세대 갈등을 겪는 부자지간이지만 아버지의 지난 날들을 하나씩 들어보며 부모를 이해한다.

그 동안 안네의 일기에서 끔찍한 굶주림과 질병으로 찌든 유태인 학살 시기만 알고 지냈는데,

직접 수용소에 들어가서 겪었던 일들과 얼마나 열악한 상황인지를 만화로 그려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작가는 모든 주인공을 '쥐'로 그리며, 월드 디즈니가 그린 고양이와 쥐를 비난한다.

모두는 고양이가 아닌 쥐였음을, 얼마나 히틀러가 잔인한 전쟁을 일으켰는지를 보여준다.

요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상황만 보아도, 얼마나 인간이 잔인한 존재인지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분명 누군가의 자녀이자, 부모이고 친구일 그들도, 전쟁 앞에서는 끔찍한 가해자가 되었다.

사상과 연대감이 주는 잔혹함이 너무나 무섭고,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라는 것.

그것을 언제나 잊지 말고, 모든 역사와 그 피해자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걸 되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