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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제 집에 가자, 아이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을 읽고)
작성자 박연아 작성일 2018-09-30
작성일 2018-09-30

나는 엄마와 떨어져 단 하루의 교회 캠프를 가도 엄마 생각이 난다. 친구들과 즐겁게 웃고 떠들며 엄마의 잔소리 없는 자유에 행복하다가도 잠깐의 휴식시간엔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고 엄마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진다. 열 살이 된 나도 이런데 한 살 남짓한 아가였던 고릴라 아이반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엄마 배 위에 누워 듣던 엄마의 심장 소리가 얼마나 듣고 싶었을까? 아프리카 고향의 푸른 숲 속에서 가족들과 행복했던 어린 시절이 얼마나 그리웠을까?

고릴라 한 마리를 탐욕스러운 인간에게 팔아넘기기 위해 사냥꾼들은 고릴라 무리 전체를 몰살한다. 인간들은 아기 고릴라를 데려가기 위해 그 부모를 먼저 죽인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에 나오는 고릴라 아이반도 말해준다. 아기였던 자신과 여동행이 어떻게 잡혀왔고 엄마와 아빠는 그의 눈앞에서 얼마나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는지 말이다.

그런 잔인한 사람들과 이 세상에서 어울려 살아가고 있지만, 나도 아이반에게 말해주고 싶다. 내가 인간으로서 얼마나 미안해하고 있는지, 지켜주지 못하고 보기만 하는 것이 얼마나 안타깝고 답답한지 전해주고 싶다.

나는 집에 삼십 분만 혼자 있어도 외롭고 때로는 무섭다고 느낀다. 그런데 아이반은 쇼핑몰 외진 우리에서 수십 년 동안이나 거의 늘 혼자였다. 그 동안 우리가 즐겁게 구경했던 서커스단의 동물들, 그들의 고향은 차가운 시멘트 바닥, 사방이 막혀 있는 갑갑한 우리가 아니다. 향긋한 풀 냄새 가득하고 나무들이 우거진 푸른 숲이다. 우리의 욕심이 그들을 원하지 않는 곳에 가둬 놓은 것이다.

아이반, 미안해. 내가 크면 너처럼 갇혀 있는 동물들을 집에 보내 줄게. 고릴라들이 가족과 함께 있어야 곳에서 하늘에서 내리는 시원한 빗줄기를 온 몸으로 맞으며 싱싱한 풀을 뜯으며 마음껏 뛰어놀게 해줄게. 이제 집에 가자, 아이반.


잠현 초등학교 3학년

박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