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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빠보내기를 읽고
작성자 이단비 작성일 2018-10-29
작성일 2018-10-29

아빠 보내기를 읽고

아빠가 없다면.... 아빠가 이 세상에 없다면 어떤 기분일까?

학교에서 열리는 독서 골든벨 지정 도서 중 한권이 아빠 보내기였다.

사실 나는 예전 할아버지 제사에 참여 하며 아빠가 없다면? 이라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있다.

나에게는 동갑내기 사촌이 있다. 우리 집과 멀지 않은 곳에 살아서 종종 주말이면 만나서 함께 놀곤 했던 사촌동생 성찬이. 큰아빠가 갑자기 귀농을 선언하며 시골로 이사를 결정하는 바람에 특별한 행사가 아니면 우리는 만나기가 힘들어졌고 그래서 할아버지 제사는 성찬이랑 함께 놀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학교를 공식적으로 빠질 수 있기도 해서 마냥 신났던 그날 아빠는 유난히 신경질적이었고 슬퍼보였지만 나는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할머니 댁에서도 아빠는 피곤하다며 방에 들어가 낮잠을 주무시고 엄마 혼자 음식을 하시는 모습을 보니 어느 순간 나도 성찬이랑 노는 게 재미가 없어졌고 아빠의 아빠 제산데 왜 엄마 혼자 이렇게 고생을 해야 하나 생각을 하다가 문득 슬픔이 밀려왔다.

나에게 아빠가 없다면......

아빠는 나에게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인데.. 나보다 다섯 살이나 어린 동생에게 엄마 손을 뺏기고 엄마의 품을 뺏기고 엄마의 관심을 뺏겨 서운해 할 때 아빠가 내 곁에 계셨다. 엄마대신 내손을 잡아주고 엄마대신 등을 내어주고 나의 속상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읽어주신 우리아빠. 그런 아빠가 이 세상에 안 계신다면 나는 어쩌지? 하는 공포가 밀려왔었다.

민서는 엄마와 사이좋았던 아빠가 간암으로 돌아가신 후 온전히 아빠와의 추억에 빠진 엄마를 보면서 민서도 아빠가 보고 싶지만 엄마에게 그런 마음 내색조차 하지 못했겠지? 아빠와 함께 먹었던 얼음과자도 예전의 그 맛은 아니었겠지?

아빠의 옷을 대충 널어놓아 6층 아줌마가 따지러 왔을 때 7층 할머니가 안계셨다면 민서와 엄마는 그 순간이 얼마나 서글프고 무서웠을까? 민서네 엄마는 7층 할머니와 텃밭을 가꾸고 민서의 자장가를 들으며 아빠의 빈자리를 잊어갈 수 있었겠지? 우리에게도 민서네 7층 할머니처럼 좋은 이웃이 있을까?

한편으로는 부러운 마음도 있었다. 나에게는 미정이처럼 같이 자장가를 연습해줄 친구도 없고 마음을 터놓고 지낼 친구도 없기 때문이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가기 바쁘고 학교 숙제 학원 숙제 하다보면 친구랑 얘기 나눌 시간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는 있지만 온전히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토닥일 수 있는 친구는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나에게는 함께 있으면 맘 편한 동생이 있어 다행이고, 나의 키다리 아저씨 아빠가 건강하셔서 다행이고 세상 누구보다 날 사랑해주는 친구 같은 엄마가 있어 다행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 주변사람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고 더욱 잘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엄마 아빠, 그리고 내동생아. 우리 아프지 말고 평생 행복하자. 그리고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