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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가을
작성자 강윤희 작성일 2021-01-01
작성일 2021-01-01

톡-

내 어깨로 톡 하며 떨어진 건
자그마한 단풍잎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내가 걸어온 거리는
단풍이 내리는 풍경화의 한 그림이 되어 있었다.

벚꽃이 피던 자리에,
겨우 몇 개월 만에 단풍이 내렸다.

그때는 너와 함께였었지,
지금은 너와 함께 걷던 이 길을 나 혼자 걷고 있네.

내가 들고 있는 이 자그마한 단풍잎도
어딘가로 날아가 자유로워지겠지 하며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생각지도 못했다.
네가 내 앞에 있을 줄이라고는.

나는 순간 심장이 뉴턴의 사과처럼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한 것 같았다.

보고 싶었다고, 그리웠다고, 괴롭고 외로웠다고,
내 모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너를 감싸 안았다.

쿵-

꿈이었구나.
너 또한 꿈이었구나.
너를 안을 수 있다는 허상을 꿈꾼 내 잘못이다.

그저 어느 선선한 가을날의 허상이었구나.



( 고등학교 2학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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