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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나는 내가 되고 싶다.
작성자 권규린 작성일 2021-09-20
작성일 2021-09-20

노래를 듣다가, 문득 회의감이 들었다. 이대로 죽어도 괜찮을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생전에 찾지 못했던 의미를 죽어서도 찾지 못할 같았다. 외부적인 요인을 차단하면 사람이 살아갈 이유가 없어진다 생각했다. 외부를 차단하고나면 사람은 행복을 느끼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이성이 있지만 타인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과 쾌락에 충실한 존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문득, 행복한 없다던 친구가 떠오른다. 친구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웃는 모습도 여러 보았지만 친구는 나에게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행복했던 적이 없다고 했다. 어쩌면 인간이란 그런 같다. 남들이 보기엔 괜찮아보이고 순탄해 보여도, 각자 행복의 기준이 있고 무너지게 되는 것들이 있다. 친구에겐 가정이 그랬고 가족이 그랬다. 친구는 항상 해맑게 웃다가 행복이란 단어가 나오면 줄곧 행복하지 않다고 말해왔다. 친구에게는 삶의 행복이 가족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그렇듯 말이다.


개월 , 사람이 살아가야 궁극적인 이유를 쫓는 글을 읽었다. 아직도 모르겠다. 사람이 살아가야 궁극적인 목표와 이유를. 삶을 진정으로살고 싶다며 깊이를 가늠할 없을 정도로 삶에 빠지고 싶다가도, 일렁이는 파도에 발을 담구는 여전히 두렵다. 어느 날은 아무생각 없이 그저 살자고 다짐했다. 아무 의미 없이 삶을 살아가다보면, 번민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날이 없어질 거라 생각했다. 나는 아직도 나를 모른다. 만약 그때, 아무 의미 없이 살자고 다짐한 의미 없는 삶을 살아왔다면 지금 웃고 있었을까. 아니면 물에 희석되듯 점점 옅어지는 행복과 나의 모습을 보며 또 한참을 울었을까. 아무것도 없이 그저 살아가자고 다짐했지만, 의미없는 삶은 살아가기 싫었고 의미가 없으면 웃지 못하는 사람이 됐다.의미없는 것에서 느끼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모든 말에 거짓을 넣고 싶지 않게 되었다.


나는 나를 모른다. 옳고 그름도 모르고, 선악도 모르며 사람을 모른다. 사랑도 모르고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일도 모르고 삶의 이유를 찾는 것도 모르며 삶의 까닭도 모른다. 아무 의미 없이 살아가는 모르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도 모른다. 내가 있는 일이라곤 그저 사랑을 사랑하는 밖에 없다. 일말의 사랑도 용서치 않게 된다면 나는 정말로. 정말 삶을 살아가기 힘들 것만 같다. 의미를 묻지 않고도 사랑할 있는 것이 사랑이라생각하기에.


내일이면 나의 생일이다. 바다를 동경하며 일렁이는 마음을 붙잡은 반년을 버텨온 생일. 나의 소원은 내가 되는 것이다. 나는 내가 되고 싶다. 나는 되고 싶다. 내가. 나인 내가 되고 싶다. 정말 내가 되고 싶다.


세상에서 쫓겨나기 싫어 바다에 담구는 사람보다, 지내고 있냐는 말에지내 붙여쓰는 너를 닮고 싶다. 너의 맞춤법까지 사랑하는나처럼 나의 맞춤법까지 사랑해줄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파도에서 밀려나기 싫어 파도에 담구는 사람보다, 파도에서 밀려나 만난 세상까지 사랑하는 너를 닮고 싶다. 결국, 모든 말들은 아직도 너를 사랑한다는 의미이다.


나는 아직도 사람들을 떠올리며 삶의 이유를 찾고 삶을 찾는다. 파도에서 밀려나 만난 세상이 너와 비슷한 그들이라면, 마음껏 파도에서 밀려나 세상을 사랑할텐데. 그들의 행복은 여전히 자리에 있는지 궁금하다. 깊이를 가늠할 없을 정도로 삶에 뛰어내리고 싶어하던 나는 여전히 행복하다고 말하며 행복을 찾고 있다.


우리에게 삶이란 뭐고 행복이란 뭘까. 삶은 그저 삶은 달걀인가. 행복이란 쾌락인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밤이면, 나는 까마득한 달이 되고 싶어 창문을 열어본다.


나는 내가 되고 싶다. 


(고등학교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