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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안녕하세요 :)
작성자 이담비 작성일 2019-02-28
작성일 2019-02-28

오랜만에 이 글나라에 방문하게 되었다. 아홉 살 유년기 적부터 나의 놀이터가 되어주었던 이 곳에 스무 살이 되어 다시 찾아오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스무살이 막 되어 시간을 보내며 돌아보니 유년기, 청소년기가 한 편의 파란만장한 소설처럼 흘러간 듯 하다. 내가 속한 영역에서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입시를 마무리한 후에 교육봉사의 자리를 통해 나의 어릴 적을 돌아보며 많은 아이들을 만나왔고, 그 중 지속적으로 참여하게 된 봉사의 자리에서는 한 명 한명 다 신경을 써 가며 이름을 부르며,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소통하며 그들과 함께해왔다. 아이들이 이 땅에 태어나줘서 고맙고 그들의 상처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고, 아이들이 함께 즐거워해줘서 또 감사하다.


돌아보니,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어른도 꽤 있었지만, 누군가한테나 사랑받을 수는 없는 법. 유, 청소년기를 지나며 누군가에게나 적합한 사람이 될 수는 없음을 크게 느꼈다. 그리하여 '받아들여질 수 없는' 모습에 낙담하기도 하였으나, 그들이 받아들이건 말건 그건 나에 대한 그들의 이해도가 나와 다를 뿐, 결코 나 자신의 문제가 될 수 없음을 느끼기도 하였다.

얼마 겪진 않았지만, 어른이 되고 느낀건데 어른들도 사람인지라 실수할 수 있다. 자랐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의 위에 서게 되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부족하다는 걸 받아들이고 표현해주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그걸 인정하지 못한다. 자신들이 받아온 상처를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상처받은 영혼이라는 사실을 기피해버린다. 상처를 준 그 상황이 크게 잘못되었음을 인정하지 못한다. 자신이 그런 아픈 기억을 지니고 있음을 애써 부정하며 그 기억속의 아픈 어린아이를 외면해버린다. 그리고 그 어린아이가 마음속에서 울부짖다가, 그와 비슷한 상황 또는 사람을 접하게 되었을 때, 외면받은 자신에 분노하여 앙갚음을 하게 된다.


봉사를 다니며 아이들의 엄마아빠가 마음속에 지니며, 숨겨왔던 저 외면받은 아이가 아이들에게 대물림되고 전이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즉, 부모의 트라우마가 아이들에게 영향을 준 경우이다. 이제 막 스무 살, 어른이 된 사람으로서 내 안에서 여전히 아파하는 마음속의 아이를 외면해오진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우선적으로 어른이 된 내가 어릴 적의 기억속의 아이와 진정으로 두 손 맞잡고 화해하길 원한다. 나아가서 여태껏 여러 자리에서 만나온 아이들, 앞으로 여러 자리에서 만나게 될 사람들이 자기자신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길 바란다.


대학생이 되었다. 아직 진로를 명확하게 잡은 것은 아니지만, 유, 청소년기를 지나오며 아이들을 포용해주고 싶은 마음이 많이 생겨났다. 또한, 아이들이 자기자신을 알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데에 주위환경의 영향도 크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보다 조금 더 커진 어른들. 그들이 먼저 마음속 깊이 숨겨왔던 '기억속의 어린아이'와 화해하고 스스로의 과거, 현재를 연결지어 스스로를 이해하며 더욱 사랑함으로 아이들에게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해주는 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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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몇 년 만에 다시 이곳을 찾게 되어 감사하네요. 제가 유, 청소년기 지나며 느낀 것 중 하나는 스스로를 사랑해야 된다는 거였어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 상황속에서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아끼며 사랑할 수 있길 바랍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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